기후변화로 토양내 비소 늘며 쌀 생산량 대폭 줄어 식량위기

입력 2019-11-02 10:04   수정 2019-11-02 10:31

기후변화로 토양내 비소 늘며 쌀 생산량 대폭 줄어 식량위기
2100년 기후 온실실험서 생산량 40% 줄고 비소 배증 확인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인류의 절반 가까이가 쌀을 주식으로 삼고 있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토양 내 비소 방출로 주요 곡창지대의 쌀 생산량이 대폭 줄어 심각한 식량난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1일(현지시간) 미국 스탠퍼드대에 따르면 이 대학 지구에너지환경과학과 스콧 펜도르프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미래기후를 상정한 온실 실험에서 쌀 생산량이 2100년까지 40%가량 줄고, 쌀 내 비소 함량도 지금의 두 배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쌀이 주요 식량인 데다, 벼를 재배하는 논의 물이 토양 내 비소 방출을 도와 비소 흡수에 취약한 점을 고려해 쌀을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기후변화가 식량난을 초래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는 이전에도 제시된 바 있으나 기온상승이 토양 상태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춘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비소는 자연 상태의 토양과 침전물 대부분에서 발견되지만, 일반적으로는 식물이 흡수하지 않는 형태로 존재한다. 하지만 벼나 연(蓮) 등처럼 물에서 재배하는 작물은 이를 흡수할 수 있다. 비소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면 피부병변과 암, 폐 질환 악화 등을 초래한다. 토양 내 비소는 비소에 오염된 물을 농업용수로 사용하면서 점점 더 축적되며, 특히 과도한 지하수 사용이 이를 악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2100년까지 기온은 5도, 이산화탄소(CO)는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예측을 토대로 온실에서 미래기후 실험조건을 만들었다.
캘리포니아 곡창지대에서 재배되는 중립종(中粒種) 벼 품종을 심고, 온도와 CO₂ 농도, 토양 내 비소 수치 등을 인위적으로 조정해 재배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기온이 오르면서 미생물이 토양 내 비소를 논물에 더 많이 풀어놓아 벼가 쉽게 흡수할 수 있게 만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토양 내 미생물이 비소가 광물에 계속 붙어있을지 아니면 광물에서 떨어져 나와 물로 들어갈지를 결정하는데 기온이 오르면서 물에 더 많이 풀리게 한다는 것이다.
벼에 들어간 비소는 결국 벼의 양분 흡수를 저해하고 성장을 억제해 쌀 수확량을 40%가량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제1저자인 튀빙겐대학의 마리 뮤에 박사는 쌀의 비소 함량이 지금의 두 배로 늘어나는 것과 관련, "이 문제는 아이를 가진 사람들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유아는 우리(성인)들보다 몸집이 훨씬 작기 때문에 쌀을 먹는다는 것은 몸무게와 비교해 더 많은 비소를 섭취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펜도르프 교수는 "2100년 무렵에 세계 인구가 100억명에 육박해 쌀에 의존하는 인구가 50억명에 달하게 되지만 20억명은 필요한 영양분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이런 도전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미래의 기후조건에 적응할 수 있는 벼 품종을 개발하고 토양관리를 통해 이번 연구에서 드러난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실험조건이었던 5도 상승에 이르지 않도록 여러 가지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낙관한다고 덧붙였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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