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종양의 뇌 전이 촉진하는 단백질 발견"

입력 2019-11-05 17:10   수정 2019-11-05 17:14

"암 종양의 뇌 전이 촉진하는 단백질 발견"
미 코넬대 의대 연구진, '네이처 세포 생물학'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암 사망자 중에는 처음 생긴 원발성 종양보다 2차로 전이된 종양에 의해 생명을 잃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그중에서도 뇌에 전이되는 종양이 가장 치명적이고, 상대적으로 흔하기도 하다.
미국에서 종양이 뇌로 전이되는 암 환자는 한해 15만 명 내지 20만 명에 달한다. 하지만 다른 부위에 생긴 암 종양의 뇌 전이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것은 고사하고 효율적으로 예측하는 방법조차 아직 개발되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런데 유방암과 폐암 등의 뇌 전이를 촉진하는 특정 단백질을 미국 과학자들이 발견해 주목된다.
이 연구를 수행한 코넬대 의대의 데이비드 라이든 소아 심장병학 석좌교수팀은 4일(현지시간) 관련 논문을 저널 '네이처 세포 생물학(Nature Cell Biology))'에 발표했다
코넬대가 온라인에 올린 논문 개요(링크) 등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단백질은 CEMIP로, 뇌로 전이되는 유방암과 폐암 세포의 엑소좀에서 특히 높은 농도를 보였다.
엑소좀은 세포 내 다중 소포체가 세포막과 융합하는 방식으로 배출되는데, 혈액 응고, 세포 간 통신, 노폐물 처리 등의 기능을 한다.
몸 안을 돌아다니던 엑소좀이 다른 세포와 융합하면 내용물을 전달하기도 한다. 전혀 다른 것이긴 하나, 세포 내에서 RNA를 분해하는 단백질 복합체도 엑소좀이라고 한다.
원발성 유방암이나 폐암 세포에서 분비된, CEMIP 함유 엑소좀은 대부분 뇌혈관 상피세포나 그 주변의 소교세포와 결합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그러면 CEMIP가 녹아든 뇌 조직 세포에 염증성 분자의 생성량이 늘어나는 등 전이와 연관된 변화가 생겼다. 이 염증성 분자도 앞서 암 종양의 전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된 것이다.
하지만 CEMIP가 없으면, 뇌 전이 성질을 가진 암세포도 뇌 조직에 자리 잡지 못하는 것으로 배양 조직 실험과 동물 실험에서 확인됐다.
유방암과 폐암 조직 샘플 300여 점을 정밀 분석한 결과, 뇌로 전이된 원발성 암 종양은 뼈나 다른 기관으로 전이되거나 아예 전이되지 않은 종양보다 CEMIP 농도가 높았다.
다시 말하면, 원발성 암 종양에서 CEMIP 농도가 높을수록 뇌 전이가 빨라지고, 뇌로 전이된 종양에서 CEMIP 농도가 높을수록 환자의 잔여 수명이 짧아진다는 것이다.
이는 종양 조직을 검사해 엑소좀의 CEMIP 농도를 측정하면 원발성 암 종양의 뇌 전이 위험도를 예측하는 유용한 생물지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워커 교수는 "암 치료법의 발달로 환자의 잔여 수명이 길어지면서 뇌 전이 암 환자 비중이 계속 커지고 있는데, 하필이면 혈뇌 장벽에 막혀 치료법이 잘 듣지 않는 뇌로 몰리는 건 역설적이다"라면서 "표준 치료 후에 뇌 전이 가능성이 큰 환자를 가려내는 도구를 가질 수 있다면 엄청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he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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