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부품 달고 나는 비행기…英롤스로이스 엔진 공장 가보니

입력 2019-11-11 15:00   수정 2019-11-11 17:20

한화 부품 달고 나는 비행기…英롤스로이스 엔진 공장 가보니
세계 3대 항공엔진 R-R 생산라인 공개…최신 트렌트 생산中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조2천억원 신규 계약…핵심 부품 공급 맡아

(더비<영국>=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우리가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상위 공급업체 중에서도 한화는 최상위권에 든다. 부품의 질과 일하는 방식 등 모든 면에서 높은 성과(high-performance)를 보여줘 아주 신뢰하는 공급업체다"
한국에서 영국 런던까지 비행 13시간, 런던 히스로 공항에서 버스로 3시간 총 16시간을 달려 도착한 영국 더비 소재 롤스로이스(Rolls-Royce)사 항공엔진 생산 공장. 지난 5일(현지시간) 그곳에서 만난 롤스로이스 고위 임원은 이같이 말했다.
국내에서 초고급 자동차 브랜드로 더 많이 알려진 영국 롤스로이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항공엔진 제작사로 더욱 유명하다. 롤스로이스는 미국 제네럴일렉트릭(GE), 프랫 앤 휘트니(P&W)와 함께 세계 3대 항공엔진 제작사로 꼽히며, 자동차 제조와 항공엔진 분야를 별도로 분리한 지는 30년이 넘었다.

영국의 대표적인 산업 도시인 더비에 위치한 생산공장은 롤스로이스사의 엔진 공장 중 최대 규모다. 직원이 1만여명인 더비 공장에서 회사의 최신식 엔진인 트렌트(Trent) 설계·조립·시험을 담당한다.
항공기 에어버스 A330에 들어가는 트렌트 700 엔진, 보잉사 787 드림라이너에 들어가는 트렌트 1000엔진, 최신 항공기 에어버스 A330 네오의 트렌트 7000엔진 등이 대표적이다.
기자단이 둘러본 공장 내 생산·조립라인에서는 트렌트 900엔진 3개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이물질 등으로 인한 항공엔진 결함이 없도록 하기 위해 생산 라인 위생 관리를 엄격히 하는 탓에 외부인은 내부에 직접 출입하진 못하고 위층에서 통유리창을 통해 생산 과정을 봐야했다.
직원들이 볼트와 너트를 일일이 조립하는 등 생산 공정이 수작업으로 진행되는 점이 눈에 띄었다. 항공엔진은 생산량이 대규모가 아니기 때문에 오랜 생산 방식인 수작업을 채택하고 있다고 한다.
롤스로이스는 기존 기술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전기화·디지털 방식의 재창조라는 두가지 장기 전략을 '투트랙'으로 추구하고 있다. 디지털 혁신을 꾀하면서도 회사의 최대 강점인 숙련된 인력 자원 활용을 놓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자동화 공정이 더욱 효율적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회사 관계자는 "수작업이 정확하고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재검사도 가능하다"며 "안전성이 검증된 방법이다. 일부 자동화가 가능하지만 대부분 수작업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직원들의 손길을 거쳐 항공 엔진 하나가 생산되는 데에는 통상 12일~15일이 걸린다고 한다.

롤스로이스는 항공엔진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 중 한국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톱'(Top)급이라고 표현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제조한 엔진 연소기 케이스, 항공기 엔진 케이스, 내부 구조대 등 핵심 부품들이 롤스로이스의 항공엔진에 들어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그룹에 인수되기 전인 삼성테크윈 시절부터 롤스로이스와 거래해 왔지만, 한화그룹 인수 후 그룹이 항공 산업 관련 투자를 늘리면서 입지를 더욱 넓혔다.
특히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롤스로이스 간 단일 계약 중에서는 최대인 약 10억 달러(1조2천억원) 규모의 최신 엔진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1년부터 2045년까지 최소 25년동안 롤스로이스가 생산하는 모든 기종의 트렌트 엔진에 들어가는 터빈 부품을 공급하게 된다. 공급 물량이 추가로 확대될 수도 있다.

롤스로이스사 노버트 안트 총괄부사장은 "글로벌 항공엔진 업계에서 급부상 중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리와 미래를 함께할 동반자로, 지난해 회사의 파트너사 수백여곳 중 '최고 파트너상'을 받을 정도로 기술력과 품질 등 모든 면에서 최상위"라며 "이번 계약은 양사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한 신뢰의 결과"라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신현우 사장은 "세계 3대 항공엔진 업체들 중 롤스로이스와 협력을 확대하지 않고는 회사를 키우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술력 뿐 아니라 회사의 의지를 확실히 표명했다"며 "한화가 믿을만한 파트너라는 인식을 심어준 덕에 요구 조건이 상당히 까다로운 롤스로이스와 큰 계약을 성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sh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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