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천국' 홍콩은 옛말…시위 격화에 쇼핑몰이 몰락한다

입력 2019-11-20 17:49   수정 2019-11-20 19:25

'쇼핑 천국' 홍콩은 옛말…시위 격화에 쇼핑몰이 몰락한다
프라다 매장 문 닫고 샤넬 등 신규 개점 연기…임대료도 '뚝뚝'
소비 '큰 손' 중국인 관광객 절반 이상 급감에 직격탄 맞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쇼핑 천국'으로 불리며 세계적 명품 매장과 화려한 대형 쇼핑몰을 자랑하는 홍콩이 6개월째 이어지는 송환법 반대 시위 사태로 인해 그 명성에 금이 갈 조짐을 보인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위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기업들이 홍콩 도심 지역의 신규 개점을 연기하거나 매장을 아예 철수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명품 브랜드 프라다는 홍콩 최대의 번화가인 코즈웨이베이에 있는 1만5천제곱피트(421평) 면적의 대형 플래그십 매장 임차계약이 내년 6월 끝나면 그 계약을 더는 연장하지 않고 이 매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이 건물의 소유주는 코즈웨이베이 프라다 매장의 임대료를 44%나 깎아주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았으나, 프라다 측의 마음을 돌려놓지 못했다.
명품 브랜드 매장이 즐비한 코즈웨이베이는 전 세계에서 점포 임대료가 가장 비싼 곳으로 꼽힌다.
하지만 지난 6월 초 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후 코즈웨이베이가 시위의 중심 지역 중 하나가 되면서, 이 지역의 쇼핑몰들은 시위가 벌어질 때마다 문을 닫아야 하는 등 시위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명품 브랜드 샤넬은 코즈웨이베이의 패션워크 거리에 신규 매장을 열려고 했으나, 시위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이를 4개월째 미루고 있다.

독일 가방 브랜드 리모와도 코즈웨이베이에 있는 리가든 쇼핑몰에 홍콩 내 10번째 매장을 열려고 했으나, 이를 내년 초까지 미룬 상태이다.
이 기간 비싼 임대료를 내야 하긴 하지만, 매장을 연 후 들어가는 인건비와 재고 확보 비용 등을 생각하면 차라리 신규 개점을 미루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서다.


명품 브랜드 매장의 철수나 신규 개점 연기와 함께 홍콩 내 대형 쇼핑몰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것은 중국인 관광객의 급감이다.
시위 때마다 중국계 은행이나 기업 점포에 불을 지르고 기물을 때려 부수는 등 홍콩 시위대의 극심한 반중국 정서가 표출되면서 홍콩으로 오는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 6월 이후 급감하고 있다.
시위 사태 이전에 중국 본토 관광객은 홍콩을 찾는 전체 관광객의 80%가량을 차지했지만, 이제는 예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중국인 관광객이 홍콩을 찾는다.
10월 1일 중국 국경절 전후의 7일 연휴인 '골든 위크'는 홍콩 관광업의 최대 성수기 중 하나이지만, 올해 10월 1∼7일 홍콩을 방문한 중국 본토 관광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급감했다.

이들 중국인 관광객은 대형 쇼핑몰 내 명품 매장이나 화장품 판매점, 고급 음식점 등을 즐겨 찾는 소비의 '큰손'이었지만, 이들이 자취를 감추면서 홍콩 쇼핑몰들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한 부동산 기업은 내년에 홍콩 번화가 쇼핑몰의 공실이 늘어나면서 점포 임대료가 올해보다 5∼10%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대형 쇼핑몰의 공실 문제는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영국 백화점 체인 하비 니콜스는 홍콩을 상징하는 대형 쇼핑몰 중 하나인 '퍼시픽 플레이스' 내 1층과 2층을 통째로 임차했었지만, 앞으로는 1층 임차를 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다.
SCMP는 "온라인 쇼핑이 보편화하면서 오프라인 쇼핑몰이 몰락한 미국이나, 쇼핑몰 공급과잉으로 인해 텅 빈 쇼핑몰이 넘쳐나는 중국처럼 이제 홍콩에서도 '유령 쇼핑몰'이 생겨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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