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안전자산'위상 흔들?…올해 환율변동폭 최소 전망

입력 2019-11-26 10:28  

엔화 '안전자산'위상 흔들?…올해 환율변동폭 최소 전망
연간 변동폭 달러당 8엔30전, 변동환율제 도입 이후 최소
전문가, '엔화 존재감 저하, 변동요인 없으면 현 상황 지속'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올해 미국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의 환율 변동폭이 1973년 변동환율제 도입 이후 최소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환율이 안정되면 수출산업에는 유리하지만 외환시장에서 '엔화의 존재감'이 저하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6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달러화 대비 엔화의 가치 변동폭은 올해를 통틀어 8엔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엔화 가치는 연초 1월3일 달러당 104엔10전을 기록한게 올해 최고였다. 미중무역마찰 우려가 일시적으로 완화된 4월24일에는 달러당 112엔40전까지 하락해 최저를 기록했다. 최고 시점과 최저 시점의 변동폭은 8엔30전이었다. 이는 일본이 변동환율제를 채택한 1973년 이래 가장 작은 편차다. 작년에 기록한 10엔에 조금 못미치는 변동폭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높다.


8월에는 달러당 104엔대까지 가치가 올랐지만 10월 이후 109~109엔대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여름에 금융완화 쪽으로 돌아서자 시장에서는 연말께 엔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중기적으로는 양국의 10년 금리차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미국이 금리를 내려 금리차가 좁혀지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것으로 비쳐지는 엔화를 사는 사람이 많아 엔화강세, 달러화 약세가 진행된다. 그러나 미국 경기가 견조할 것이라는 예상이 시장을 지배하자 "세계적인 저금리 환경에서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달러화 매입이 일어나기 쉬운"(우에노 야스나리(上野泰也) 미즈호 증권 이코노미스트) 상황이 이어져 달러화 매입세가 약화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세계경제 전망이 불투명해지면 '안전자산인 엔화 매입'으로 엔화강세가 진행돼온 그동안의 구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투자가들은 경제전망이 좋을 때는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외화에 투자한다. 반대로 경기가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면 외화를 팔고 엔화를 다시 사들이는 움직임이 강해진다.
이런 엔화강세 압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최근 무역수지 악화에 따른 실수요 동향이다. 동일본대지진 이후 화력발전소용 석탄수입이 늘면서 무역흑자가 크게 줄었다. 해외에서 번 달러화를 엔으로 바꿀 기회가 줄어드는 한편 엔을 외화로 바꿔 수입대금을 지불하는 경우가 늘면서 투기적인 엔화매입 수요를 흡수했다.
향후 외환시장은 어떻게 움직일까. 업계는 급격한 엔화강세에 대한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일본은행은 올 여름 유럽과 미국이 금융완화로 돌아서자 추가완화 가능성을 내비쳐 견제에 나섰다. 일본은행 간부는 "저성장, 저인플레이션, 저금리로 선진국간 격차가 없어져 환율이 안정됐지만 해외경제 상황에 변화가 나타나면 급격한 엔화강세로 돌아설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환율변동폭이 크지 않으면 투자가들의 눈에는 '인기없음의 반영'으로 비쳐진다. 국제결제은행(BIS)의 통화별거래비중 조사결과에 따르면 달러화 거래액은 3년전 약 18%에서 현재는 13%까지 하락했다. 유로화와 미국 달러화, 영국 파운드화와 달러화 거래가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시장에서는 환율 소폭 변동→수익기회 부재→거래기피→환율 안정의 순환에 빠졌다는 견해도 있다. 가라카마 다이스케(唐鎌大輔) 미즈호은행 주임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엔화의 존재감이 저하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거래요인이 생기지 않는 한 현재와 같은 움직임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lhy501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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