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인권단체 "칠레 경찰, 시위대에 심각한 인권침해 저질러"

입력 2019-11-27 08:32  

국제인권단체 "칠레 경찰, 시위대에 심각한 인권침해 저질러"
휴먼라이츠워치, 피녜라 대통령 만나 경찰 개혁방안 제안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반(反)정부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칠레에서 경찰에 의한 인권 침해가 심각하다는 인권단체들의 보고서가 잇따라 나왔다.
국제 인권감시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26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지난달 18일 이후 시위 과정에서 칠레 경찰이 과도한 무력사용과 체포자 학대 등을 포함한 심각한 인권 침해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칠레에서는 사회 불평등 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총 26명이 숨지고 시위대와 경찰을 포함해 1만3천 명이 다쳤다. 경찰이 쏜 고무총 등에 맞아 눈을 다친 사람도 200명이 넘는 등 무리한 진압에 대한 비판도 커졌다.
지난 2주간 칠레를 방문해 70명 이상을 인터뷰하고 이번 보고서를 내놓은 HRW는 "경찰의 심한 폭행이나 성적 학대 등을 포함해 시급하고 철저하게 조사돼야 할 걱정스러운 사례가 수백 건 있다"고 말했다.
경찰이 고무총이나 최루탄 깡통을 시위대에 직접 겨냥하고 쏘거나 경찰 차량과 오토바이로 시위대를 치고 지나가기도 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지금까지 시위 사망자 26명 중 1명은 거리에서 경찰에 폭행당해 죽었으며, 3명은 경찰 실탄에 맞아, 1명은 군 차량에 치여 사망했다.

경찰은 또 미성년자를 포함한 시위대를 체포한 후 옷을 벗기고 쪼그려 앉게 하는 등 체포 이후에도 인권 침해를 저질렀다고 HRW는 밝혔다.
HRW는 칠레에서 경찰 개혁이 시급하다고 권고했다.
호세 미겔 비방코 HRW 미주국장은 이날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을 직접 만나 보고서를 전달하고 경찰 개혁을 위한 방안들을 제언하기도 했다.
앞서 또 다른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AI)도 보고서에서 며칠 전 칠레 군경이 고문과 성적 학대 등 '심각한 인권 침해'를 자행했다고 지적했다.
AI 역시 칠레 경찰의 개혁을 촉구했다.
'카라비네로'(carabinero)라고 불리는 칠레 경찰은 한때 국민에게 존경받는 직업이었으나 비리 의혹 등으로 명성이 추락한 후 최근 과잉 진압 논란이 커지며 시위 과정에서 시위대의 주된 비난 대상이 됐다.
군경의 진압을 옹호해왔던 피녜라 대통령도 비판이 커지자 지난 18일 과도한 공권력 사용과 경찰의 폭력·범죄 행위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그러나 이날 공공 인프라 보호를 위해 군 투입이 가능하도록 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해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