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산불에 '하와이 휴가' 간 호주 총리, 거듭 사과

입력 2019-12-22 15:25  

최악 산불에 '하와이 휴가' 간 호주 총리, 거듭 사과
"아이들과 약속 지키려다 보니"…산불 사망자 9명으로 늘어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최악의 산불 피해를 보고 있는 호주에서 총리가 해외로 여름 휴가를 갔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자 거듭 사과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22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산불방재청(RFS)을 찾은 길에서 기자들에게 국가적인 재난상황에 나라를 떠나있었던 점에 대해 사과했다.
가족과 하와이 휴가 중이던 모리슨 총리는 지난주부터 국내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전날 급히 귀국했다.
그는 이날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다른 선택을 했을 것"이라며 "우리 국민은 공정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려고 한 점을 이해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총리로서는 다른 책무도 있기 마련이기에 비판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정쟁보다는 서로 친절하게 대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하며, 자신이 훈련받은 소방대원은 아니지만 "국민이 이 끔찍한 시기에 내가 곁에 있어 주길 바란다는 사실 자체에 위안받는다"고 말했다.
앞서 모리슨 총리는 이틀 전 하와이 휴가 사실을 이실직고하고 낸 사과 성명에서 "끔찍한 산불로 피해를 본 많은 호주인이 누구든지 나의 휴가 때문에 불쾌해졌다면 깊이 유감"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그러나 이날 산불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대책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자 "산불에는 많은 다른 요인도 있다"며 반박했다.
그는 "기후변화와 세계 곳곳의 기상현상이 큰 틀에서 연관된다는 점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개별 화재와 기후변화를 직접 연관 짓는 것은 무리"라고 일축했다.

호주 남부와 동부에서 두 달 가까이 지속하고 있는 산불 사태는 이번 주 들어 관측 이래 최악의 폭염과 겹치며 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다.
스티븐 마셜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州) 주지사는 지난 20일 아들레이드 힐스 지역에서 산불로 인해 한 명이 숨졌으며, 라메루 지역에서는 산불과 연관된 추돌사고로 또 한 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이로써 지난 9월부터 호주에서 산불로 인해 숨진 사람은 최소 9명이라고 UPI통신은 전했다.
마셜 주지사는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에서만 9만8천에이커(약 400㎢)의 대지가 불탔으며 건물 28채와 거주지 15곳 등이 산불로 파괴됐다고 밝혔다.
비상사태가 선포된 동부의 NSW주에서도 추가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1일에는 강한 남풍이 불며 이 지역에서 현재 타고 있는 산불 100건을 더욱 부채질했다고 현지 산불방재청은 전했다.
지난 19일에는 NSW주에서 의용소방대원 2명이 진화작업에 나섰다가 자동차 사고로 숨졌다
19일에는 호주 전국 평균기온이 관측이래 최고치인 섭씨 41.9도에 달하는 등 폭염도 가세해 산불 사태는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yo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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