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8개국, 화폐개혁…"프랑스 식민 잔재 종식"

입력 2019-12-23 10:59   수정 2019-12-23 11:27

서아프리카 8개국, 화폐개혁…"프랑스 식민 잔재 종식"
공용화폐 명칭 '세파(CFA)프랑'→'에코(Eco)'…경제적 독립의지 드러내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코트디부아르 등 서아프리카 8개국이 공용화폐의 이름을 '에코(Eco)'로 바꾸고 프랑스 식민지배의 잔재가 남아있던 이전 공용화폐 '세파(CFA)프랑'과 단절했다.
23일 AFP,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알라산 와타라 코트디부아르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국 상업 수도 아비장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이같은 화폐 개혁에 합의했다.
새 통화는 유로화에 대한 고정환율은 그대로 유지하지만, 화폐 보유고는 현재의 프랑스에서 옮기고 프랑스도 더 이상 해당 중앙은행에 이사를 두지 않는다고 와타라 코트디부아르 대통령은 서아프리카경제·통화연합(UEMOA)을 대표해 밝혔다.
그는 "이번 결정은 우리 지역의 통합되고 역동적인 시장을 창조하려는 우리의 굳은 결의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서아프리카경제통화연합과 프랑스가 해묵은 규정을 현대화하는 데 있어 핵심 단계라고 블룸버그통신은 평가했다.
대부분이 프랑스 식민 지배를 받던 이들 나라는 독립 후 근 60년이 지나도록 세파프랑을 써왔다.
이번에 이름을 바꿈으로써 프랑스에 초점을 둔 경제 전망이 앞으로는 서아프리카 자체 지역의 성장 기회를 도모하는 쪽으로 전환하게 된다.
이런 까닭에 세파프랑과의 단절은 프랑스 식민통치의 잔재에서 탈피해 이 지역의 경제적 독립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프랑스의 식민지배를 사과한 마크롱 대통령도 "이번 개혁을 통해 이미 역할을 다한 시스템에 종지부를 찍고 지역 경제의 유동성과 안정성을 확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세파프랑은 그동안 아프리카 통화지대 2곳에서 쓰였다.
하나는 코트디부아르와 베냉, 부르키나파소, 기니비사우, 말리, 니제르, 세네갈, 토고 등 서아프리카 8개국이고 나머지는 주로 석유가 나는 중앙아프리카 6개국이다.
이들 나라는 화폐 보유고의 절반을 프랑스에 두고 프랑스 재무부는 이에 대해 매년 0.75%의 금리를 지불해왔다.
세파프랑은 당초 프랑스 프랑에 환율이 고정됐다가 유럽연합(EU) 공통화폐가 도입되면서 지난 약 20년간 유로당 655.96 세파프랑으로 가치가 고정돼왔다.
이번 화폐 개혁조치에도 안정을 위한 핵심요소는 그대로 남는다. 유로화와 고정환율뿐 아니라 프랑스가 새로운 화폐의 무제한 태환성을 보증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밝혔다.
1945년 창설된 세파프랑은 이전 아프리카 피식민 국가들이 독립한 후에도 많은 이들에게 프랑스의 간섭을 상징하는 표지로 여겨져 왔다
한편, 서아프리카 8개국을 포함해 나이지리아, 가나 등 15개국이 속해 있는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에코와스)는 내년에 역내 공용화폐로 에코를 확대 출범하려는 야심 찬 계획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국내총생산(GDP)의 3% 미만 재정적자, 인플레 10% 이하 등 가입 규정이 너무 까다로워 실제로는 대부분 회원국이 자격 미달인 상태다.
또 석유가 많이 나는 나이지리아 한 국가가 이 지역의 경제생산 3분의 2를 차지해 화폐통합이 나이지리아의 패권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제기된다.

sungj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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