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키프로스·이스라엘, 동지중해에 2천㎞ 가스관 건설

입력 2019-12-23 20:32  

그리스·키프로스·이스라엘, 동지중해에 2천㎞ 가스관 건설
유럽 전체 수요량 10% 공급…지역갈등 촉발 터키 겨냥한 공동 행보
美·EU선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 낮추는 계기될 것으로 기대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그리스와 키프로스, 이스라엘이 동부 지중해를 관통하는 가스관 건설에 나선다.
23일(현지시간) AFP·A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들 세 나라는 내달 2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이스트메드'(EastMed) 가스관 건설 사업 계약에 서명할 것이라고 그리스 총리실이 22일 밝혔다.
서명식에는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키프로스 대통령 등 세 나라 정상이 참석할 예정이다.
세 나라는 올 초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해당 가스관 건설 사업에 합의한 바 있다.
'포세이돈 프로젝트'로도 불리는 이 사업은 키프로스와 인접한 이스라엘의 레비아단 해상 가스전(田)에서 그리스 본토까지 길이 약 2천㎞의 가스관을 건설하는 것이다.
가스관이 완공되면 연간 최대 120억㎥의 천연가스를 그리스로 실어나를 수 있다. 이는 유럽연합(EU) 연간 수요량의 10%에 해당하는 양이다.
종국에는 이탈리아를 비롯해 다른 지역에도 가스 공급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 나라의 가스관 건설 사업은 키프로스섬 연안 대륙붕 자원 개발 등을 둘러싸고 터키와 그리스·키프로스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구체화했다.
터키는 최근 키프로스가 연안 대륙붕에 대한 자원 개발에 착수하자 북키프로스도 동등한 권리가 있다며 키프로스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선포 해역에 시추선을 보내 그리스·EU 등과 갈등을 불렀다.
1960년 영국에서 독립한 키프로스는 친(親) 그리스 장교들이 쿠데타를 일으켜 세운 키프로스공화국(키프로스)과 터키군이 점령해 사실상 보호국화한 북키프로스튀르크공화국(북키프로스)로 나뉘어있다.
터키는 지난달 27일 리비아 당국과 그리스의 EEZ과 겹치는 수역이 포함된 EEZ 협정을 일방적으로 체결해 그리스의 반발을 부르기도 했다.
이런 지정학적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사업은 터키와 갈등 관계에 있는 그리스와 키프로스, 두 당사국이 이스라엘과 의기투합해 터키에 공동으로 맞서는 전략적 프로젝트로도 볼 수 있다. 이스라엘 역시 중동 문제를 두고 터키와 자주 충돌하는 등 불편한 관계다.
이와 관련해 스텔리오스 페차스 그리스 정부 대변인은 "관련국이 터키의 도발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과 EU 입장에서는 유럽지역으로 연결되는 또 하나의 에너지 공급 루트가 생기면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미국은 러시아에서 독일까지 천연가스를 수송하는 러시아의 '노드 스트림-2'(Nord Stream 2) 가스관 건설 프로젝트를 저지하고자 최근 사업 참여 기업에 대한 제재 법안을 가결한 바 있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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