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 표적암살 일상화…영국·미국 너무 쉽게 정당화"

입력 2020-01-20 11:55  

"무인기 표적암살 일상화…영국·미국 너무 쉽게 정당화"
비정부기구 보고서…IS 조직원 살해논리 그대로 차용
찍히면 초법적 처형대상…"국제법 침식되고 세상 위험해져"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무인기(드론) 공습을 통한 '표적 암살'이 해당 정부의 선전과 비밀유지 방침, 일부 무비판적 언론 보도 등으로 인해 일상화됐다는 민간 보고서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0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비정부기구(NGO) '드론워즈'(drone wars)는 '프레임'(frame)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영국과 미국이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와 관련해 "표적 살해에 대해 쉬운 이야기"를 구축해 왔다고 지적했다.
드론워즈의 창립자인 크리스 콜은 이러한 논리가 무인기 공격으로 미국의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군 혁명수비대 사령관 사살을 한층 정당화하는 것을 도운 셈이라고 지적했다.
콜은 "무인기가 표적 살해라는 문화를 가능케 하고 일상화했다는 것은 이제 논쟁할 여지도 없다"며 "표적 살해는 국제 법규범을 침식하고 세상을 더욱 위험한 곳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IS과 관련해선 영국의 '암살 명단'이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살 사건 이전 행해진 이번 연구는 2015~2018년 일어난 무인기 공습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연구에는 2015년 시리아에서 영국 공군의 공습으로 사망한 영국 국적의 레야드 칸, 같은 해 미군 공습으로 숨진 영국인 IS 조직원 모하메드 엠와지, 2017년 역시 미군 공격에 살해된 IS의 국제 모집책 샐리 존스 등의 사례가 포함됐다.
보고서는 당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장관들이 정치적 논쟁의 확산을 피하기 위해 군사적 비밀 유지에 의존하는 한편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하려고 "영국 출신 IS 조직원들의 악명"을 부각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캐머런 총리는 자국 방어라는 논리를 폈으며 때로는 "해야 할 일"이었다고 언론에 말했다.
보고서 저자인 조안나 프루는 칸과 엠와지의 사망에 대해선 초기에 상당한 보도가 있었지만, 당시 IS와의 갈등 상황이 계속되자 유사한 보도가 줄었다고 말했다.
1개 문장 이상으로 칸의 사망을 다룬 기사가 127개, 엠와지 관련 기사가 67개였지만 2017년 사망한 샐리 존스 관련 기사는 26건이었다.
프루는 자신이 총 329개의 기사를 살펴봤지만 26개만이 비판적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표적 암살이 상대를 법적 정당성마저 불필요한 곳에 있는 대상으로 두는 효과를 갖는다고 말했다.
국제법상 표적 살해는 이론적으로는 임박한 위협이 있는 상황에서 국가의 자기방어를 위해 행해질 때 정당하지만 여기에서 '위급성'의 의미가 수년간 퇴색해졌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경우 미국은 그가 중동에서 자국민에 대한 테러 위협을 공모했다고 주장했지만, 자세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보고서는 영국이 무인기 표적 살해 정책을 철회하고 이른바 '살해 리스트' 존재 여부에 대한 질문에 답할 것을 촉구했다.
보고서는 "장관들은 법적, 윤리적 문제에 대한 적절한 논쟁에 대답하거나 개입하지 않는 역할을 했다"고 비판했다.
js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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