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무증상 감염' 가능성이 현실로…정부 신중론 유지?

입력 2020-02-02 17:19  

신종코로나 '무증상 감염' 가능성이 현실로…정부 신중론 유지?
국제학술지 NEJM 무증상 전파 사례 보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도 언급
질본 "정보 더 확인 중"…김우주 고려대 교수 "무증상 감염 가능성 믿는다"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김예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무증상 감염'이 가능성으로 제기되다 점차 현실로 바뀌고 있어 그동안 신중론을 펴온 우리나라 보건당국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무증상' 감염자가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는 사례가 독일 학계에 의해 전 세계에 전파되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역시 홈페이지에서 '무증상 감염' 사례를 언급했지만 우리 당국의 신중한 태도에는 변함이 없다.
무증상 감염 가능성을 인정하게 되면 현재의 방역체계가 효력을 크게 상실하게 되겠지만, 배경 설명 없이 "과학적 근거가 아직 없다"고 지속해서 언급하는 것도 사태 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무증상 감염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중요한 사항이라 생각하고 정보를 더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브리핑에서 "좀 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가 필요하다"면서 가능성을 낮게 점쳐왔던 것에 비하면 태도에 다소 변화가 있다.
하지만 해외 각국이 무증상 전파 가능성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온도 차이가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발간된 국제의학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 보고서는 독일에서 확인된 신종 코로나 확진자들을 분석해 감염 증상이 없는 시기에 타인을 감염시킨 사례를 보고했다.
중국 상하이에서 독일로 출장을 온 중국인 여성이 무증상 상태에서 30대 독일인 남성을 감염시킨 이후 중국에 돌아가 확진 판정을 받았고, 독일인 남성은 열 등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바이러스 검사를 받았는데 양성 판정이 나왔다는 내용이다. 또 이 독일인 남성은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에서 2명을 더 감염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역시 지난달 31일(현지시각) 홈페이지에 업데이트한 질병 관련 설명에서 독일의 '무증상 감염'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CDC는 "일반적으로 호흡기 질환 바이러스는 증상이 강하게 발현될 때 전염성이 크다고 생각하지만 신종코로나의 경우 증상 없는 감염자와 접촉해 전파된 경우가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월 29일 '자주하는 질문'(FAQ)을 마지막으로 업데이트했으며, 무증상 감염 관련 해외 동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보건당국이 '신중모드'를 유지하는 이유는 무증상 감염 인정은 새로운 방역체계 가동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이 방역에 거는 기대가 큰 만큼 과학적인 결론 없이 체계를 개편하는 것에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
정 본부장은 "현재는 환자를 감시하거나 발견할 때 증상이 발현해 병원을 가고, 이후 의료기관에서 진단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무증상기에 감염력이 있는 경우 환자 관리가 어려워지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간 정부와 의료계에서는 환자가 증상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폐렴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완전한 무증상'이 아닐 것으로 판단해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국민 입장에서는 환자 본인이 모르고 타인도 모르는 상태라면 '무증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국민 전체를 검사할 수도 없는 일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무증상 감염 가능성을 독일 보고서를 보고 믿게 됐다"며 "잠복기 즉, 증상이 없을 때는 전파력이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철저한 방역을 위해서는 동선 및 접촉자 파악 기간을 증상 시작 시점보다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ithwi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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