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극우정당 손에 지방정부 총리 결정돼…정치권 '충격'(종합)

입력 2020-02-06 03:28  

독일 극우정당 손에 지방정부 총리 결정돼…정치권 '충격'(종합)
튀링겐주 제2당인 극우 AfD, 자민당 후보에 몰표 줘 판세 뒤집어
책임론 기민당, 지방선거 재선거 언급…기사당도 재선거 요구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 튀링겐주(州)에서 새 총리가 극우 성향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지원을 받아 선출되면서 기성 정치권이 충격에 빠졌다.
지방정부의 새 총리가 소속된 자유민주당이 AfD와 사전에 협의하지 않은 결과이지만, AfD가 실질적으로 지원을 한데다 결과까지 좌지우지한 셈이다.
5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날 튀링겐주 의회에서 벌어진 총리 선출 투표에서 친(親)기업성향인 자민당 소속 토마스 켐메리히가 예상을 뒤엎고 총리로 선출됐다.
켐메리히는 45표를 얻어 한 표 차로 튀링겐주 제1당인 좌파당 소속의 보도 라메로브 현 총리를 제쳤다.
자민당은 소수정당이지만,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기독민주당이 켐메리히를 지원했다. 기민당은 튀링겐주에서 제3당이다.
반면, 좌파당과 사회민주당, 녹색당은 연립정부를 구성하기로 하고 라메로브를 총리 후보로 내세웠다.
진보 3당은 튀링겐주 의회 전체 90석 가운데 과반에 가까운 42석을 점유하고 있다.
진보 3당은 기민당과 자민당이 당연히 AfD와 협력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라메로브의 총리 재선출을 자신했었다.


AfD에서도 총리 후보가 나왔으나 투표에서 한 표도 얻지 못했다. AfD 의원들이 전략적으로 소속당 후보가 아닌 켐메리히를 밀어준 셈이다.
AfD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2위를 차지했다.
지금까지 연방의회와 주의회에서 기성정당들은 AfD를 극우 정당으로 규정하고 협력을 거부해왔다.
특히 이번 결과는 튀링겐주의 AfD 대표가 뵈른 회케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회케는 베를린의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 추모관을 수치스러운 기념물이라고 비판해 논란을 일으킨 인물로 AfD 내에서도 강경파다.
자민당 측은 AfD와는 연정을 구성할 생각이 없다면서 기민당, 사민당, 녹색당과 연정 구성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자민당의 린트너 대표는 "비밀 선거에서 우리 후보를 누가 지지하느냐는 우리의 권한 밖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기민당은 연정 참여 가능성을 일축했다. 특히 기민당은 AfD의 전략에 휘말려 들었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기민당 등 기성정당들이 협력해 주 의회를 해산하고 지방선거를 다시 실시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집권 기민당의 파울 치미아크 사무총장은 "나치의 투표로 선출된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재선거가 최선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민당의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대표도 캄메리히를 지지한 기민당의 튀링겐주 의원들을 비판했다.
기민당의 자매정당인 기독사회당의 마르쿠스 죄더 대표는 "기민당이 신뢰를 상당히 잃게 됐다"면서 재선거를 주장했다.
린트너 대표도 연정 구성이 어려우면 재선거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kb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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