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에 밥상물가 불안?…채소·고깃값 오히려 내려

입력 2020-02-09 05:55  

신종코로나에 밥상물가 불안?…채소·고깃값 오히려 내려
중국산 김치 품귀·소비심리 위축에 자영업자 한숨…배달은 급증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사태가 지속할 경우, 중국으로부터 먹거리 수입이 제한받으면서 우리나라 밥상 물가가 오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9일 현재 식품 시장에는 별다른 가격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최근 일부 품목의 가격이 올랐지만 신종코로나 사태의 여파라기보다는 날씨의 영향이며, 되레 상당수 농식품 가격은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다 중국산 김치의 품귀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사태 장기화 시,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 주요 채솟값 일제히 내림세…"코로나로 수요 감소" =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이달 6일 기준 주요 농식품 가격을 평년과 비교했을 때 무는 34.5%, 양파는 10.6%, 건고추는 13.8%, 깐마늘은 40.3%, 대파는 38.6%, 시금치는 53.2%, 애호박은 14.3%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청양고추는 17.4%, 파프리카는 10.0%, 딸기는 6.3%, 청상추는 65.3%씩 평년보다 낮은 시세를 형성했다.
건고추와 깐마늘은 하락 폭이 더욱 커 수급 조절 매뉴얼 상 각각 '주의', '경계' 단계로 분류됐다.
이는 중국 내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수입 물량이 부족해지면서 국내산의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예상과는 반대되는 결과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최근 신종코로나에 대한 우려로 음식점 수요가 줄고 전체적인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배추와 당근, 양배추는 평년 대비 25~45% 이상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지만, 이는 중국의 신종코로나 상황과는 무관한 것으로 분석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가을 태풍 등으로 날씨가 좋지 않아 작황이 부진한 영향으로, 지난달부터 이미 가격이 오른 품목들"이라고 설명했다.


◇ 중국 소비부진에 수산물 폭락…ASF 여파 돼지고기도 '한숨' = 고급 수산물인 러시아산 킹크랩은 신종코로나의 유탄을 맞아 몸값이 폭락하는 신세가 됐다.
중국 우한의 화난 수산시장이 문을 닫는 등 중국 수요가 급감하면서, 중국으로 가려던 물량이 대거 한국으로 '급선회'했기 때문이다.
수산물 시세 플랫폼 인어교주해적단에 따르면 7일 기준 킹크랩(블루·A급·대 기준) 가격은 1㎏당 4만9천원으로 평년 가격 7만∼8만원보다 최대 40% 가까이 값이 내려갔다.
지난해 경기 북부를 강타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가격이 급락한 돼지고기는 신종코로나 사태 이후 수요 감소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돼지고기 1㎏ 도매가격은 6일 2천972원으로 평년 같은 시기(4천129원)보다 28%나 낮았다.
그럼에도 요지부동인 소매가격은 가뜩이나 부진한 돼지고기 수요를 더욱 얼어붙게 하는 등 악순환이 커지고 있다.
이에 업계는 온라인 쇼핑몰과 대형 마트에서 돼지고기 할인 행사를 벌이는 등 소비 진작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 손님 줄어드는데 중국산 김치는 품귀…시름 깊어지는 자영업자 = 이런 가운데 신종코로나로 인한 타격이 가장 큰 분야는 외식업종이다. 외출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팽배하면서 손님 발길이 뚝 끊겨 버린 것이다.
충남 아산의 한 음식점 업주는 이달 6일 현장 방문에 나선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에게 "하루 몇백명씩 오던 손님이 60~70%는 줄었다. 아산에 관광객이 많았는데 이제는 노숙자조차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음식점이 즐겨 쓰는 중국산 김치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것도 자영업자의 고민거리다.
중국에서 신종코로나 사태 이후 공장 가동과 물류 시스템이 차질을 빚으면서 중국산 김치를 주로 쓰는 영세업체들에 영향이 미치는 것이다.
최근 한 중국산 김치 수입업체는 "중국 제조 공장의 운영 중단으로 김치가 순차적으로 발송될 예정"이라며 "불편하게 해 죄송하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외식업계가 돌파구로서 배달 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외출과 외부 접촉을 꺼리는 소비자가 비대면 배달 서비스로 몰리면서 일선 음식점들도 이를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실제로 신종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배달 앱 배달의민족 주문량은 한 달 전 같은 기간보다 약 11% 늘어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ts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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