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카드' 송현동·제주 호텔부지 매각, 실제로 성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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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2-11 07:01   수정 2020-02-11 07:09

'조원태 카드' 송현동·제주 호텔부지 매각, 실제로 성사될까

'조원태 카드' 송현동·제주 호텔부지 매각, 실제로 성사될까

'5천억원' 송현동 부지·'이승만 겨울별장' 제주 파라다이스…10년 넘게 방치 중

왕산레저개발은 '만년 적자'…일각에선 "매각 순탄치는 않을 듯"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한진그룹이 '반(反) 조원태 연합군'에 맞서는 카드로 송현동 부지와 제주 파라다이스[034230] 호텔 부지 매각 등을 내놓은 가운데 재계 안팎에서는 이들 부지의 실제 매각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송현동 부지와 왕산마리나 등을 연내 매각하는 것을 목표로 매각 주간사 선정 작업 등을 진행 중이다.

앞서 한진그룹은 경영 개선책의 일환으로 지난 6일과 7일 대한항공[003490]과 한진칼[180640] 이사회를 잇달아 열고 호텔·레저 사업의 전면적인 구조 개편을 결정한 바 있다.



그룹의 '아픈 손가락'인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의 경우 대한항공이 2008년 경복궁 옆 부지 3만6천642㎡(옛 주한미국대사관 직원숙소)를 삼성생명으로부터 2천900억원에 사들여 호텔을 포함한 복합문화단지 신축을 추진한 곳이다.

부지 매입 당시 영빈관은 한옥 형태로 짓고 140여실은 별도의 최고급 호텔을 짓겠다고 계획했지만 부지에 풍문여고와 덕성여중·고 등 3개 학교가 인접해 있어 '학교 반경 200m 이내에 관광호텔을 세울 수 없다'는 관련법에 가로막혔다.

2010년에는 서울시중부교육청이 학습권 침해를 이유로 호텔 신축 계획을 불허하자 행정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2013년 당시 조양호 회장의 건의를 청와대가 받아들여 관광진흥법 개정안이 추진됐지만 2014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여론이 악화하며 호텔 건축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결국 2015년 대한항공은 호텔을 제외한 복합문화센터(K익스피리언스)를 짓겠다고 발표했으나 이후로 송현동 부지는 사실상 방치됐다. 일각에서는 K익스피리언스 사업에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광고감독 차은택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2002년 6월 부지의 소유권이 국방부에서 삼성생명으로 넘어간 것부터 따지면 20년 가까이 방치된 송현동 부지의 가치는 현재 대략 5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금싸라기 땅이어서 관심이 높기는 하지만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 해당해 건물을 지을 때 문화재위원회 심의가 있어야 하는 등 개발이 쉽지 않기 때문에 실제 매수자가 나타날지는 알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종로구는 2010년부터 송현동 부지를 정부와 시에서 사들여 공원으로 조성해줄 것을 제안해왔다.

작년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중앙 정부가 (송현동 부지를) 매입해 일부는 공원화하고, 일부는 우리 전통문화를 현양할 수 있는 시설이 들어오는 게 적절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이 역시 5천억원에 달하는 부지 매입 비용이 걸림돌이다.

10년 넘게 방치된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부지 역시 매각 성사 여부가 관심사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겨울 별장으로 사용됐던 제주 파라다이스호텔의 경우 한진그룹이 2008년 파라다이스그룹으로부터 520억원에 인수했다. 4·19혁명 이후 정부 소유 호텔로 바뀌었다가 1970년 8월 파라다이스그룹이 인수해 '하니문하우스호텔'로 영업한 곳이다.

1980년대 말 대대적인 시설 개보수를 거쳐 1990년 파라다이스호텔로 개장했으나 특1급호텔이면서 객실이 56실밖에 되지 않아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힘든 탓에 경영 적자가 누적됐다.



인수 당시 한진그룹은 리모델링을 거쳐 바로 인접한 서귀포칼호텔과 연계해 고급 휴양시설로 개발하려고 했으나 그룹 내 투자 우선 순위에서 밀린데다 외부 투자자 유치가 여의치 않았던 탓에 그동안 이곳을 방치했다.

지리적·환경적 이점이나 주변 휴양시설의 개발 수익 등을 고려해 일부 사모펀드 등의 관심이 쏠리고 있으나 이 역시 실제 매각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송현동 부지와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부지 모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땅콩 회항' 사건으로 물러나기 전 주도했던 호텔 사업과 연관이 깊은 자산이다.

역시 매각 대상에 포함된 왕산레저개발은 왕산마리나 조성사업을 위해 2011년 대한항공이 자본금 60억원을 전액 출자해 설립된 회사다. 조 전 부사장은 이 회사 대표를 맡다가 '땅콩 회항' 사건으로 물의를 빚자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왕산마리나는 사업비 1천500억원(왕산레저개발 1천333억원, 인천시 167억원)을 들여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지구 일대 9만8천604㎡ 공유수면을 매립해 해상 266척, 육상 34척 등 총 300척의 요트를 계류할 수 있는 항만시설로 조성됐다. 2012년 8월 착공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때는 요트경기를 치렀다.



다만 매년 적자를 내고 있어 대한항공이 유상증자를 통해 이를 메우고 있는 터라 매물로 내놓는다고 해도 인수 의향자가 나타날지는 의문이다.

이에 따라 재계 안팎에서는 이들 부지의 매각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부지 매각을 통해 현금 자산을 확보해 재무 구조를 개선하기보다는 호텔·레저 사업에 애착을 보여 온 조 전 부사장의 흔적을 없애 그룹 복귀를 원천 차단하는 의미가 더 크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조현아 사업'을 털어버리는 것 뿐만 아니라 반도건설이 향후 한진그룹 내 유휴자산의 개발 이익을 노리고 조 전 부사장, KCGI와 손을 잡은 것으로 보이는 만큼 반도건설에 대한 일종의 경고를 보내는 의미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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