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후계구도 혼란에 유럽 리더십에도 '먹구름'

입력 2020-02-12 13:48  

메르켈 후계구도 혼란에 유럽 리더십에도 '먹구름'
NYT, 전문가 인용 "격동기에 구심점 상실 재확인"
"권력이양 순탄찮으면 EU의제 내년 가을까지 답보"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후계구도를 둘러싼 독일 내부의 혼란으로 유럽 전체의 리더십에도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위기감이 일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유럽연합(EU)이 직면한 난제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던 독일이 내부 정치에 매몰돼 손발이 묶이면 격동기에 유럽을 이끌 구심점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게 우려의 골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독일에서 발생한 메르켈의 권력이양 위기 때문에 유럽도 지도자가 없는 형국이 됐다"고 짚었다.
독일의 집권연정을 이끌고 있는 기독민주당은 내부적으로 큰 위기를 겪고 있다.
메르켈 총리가 후계자로 선택한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기민당 대표는 튀링겐 주에서 발생한 극우정당의 주 총리 선출과정 개입을 봉쇄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차기 총리에 도전하지 않겠기로 했다.
다른 뚜렷한 후계자도 고개를 들지 않는 상황이라서 독일 기득권 정치는 당분간 혼란을 되풀이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독일 정치가 불안해지고 안으로 위축되는 사태가 유럽의 혼란으로 직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메르켈 총리는 14년 동안 독일을 통치하면서 비전 없이 위험을 회피하는 데만 골몰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런 수세적 태도는 전쟁을 저질렀다 패배한 국가로서 유럽 내에서 자숙해온 독일의 전통을 고려할 때 이해되는 면이 있다.
그러나 지구촌 정세가 요동치면서 독일에 대한 유럽의 기대는 급격히 변화해왔다.
영국이 EU를 탈퇴하고 미국과 중국이 패권대결을 벌이며 기후변화의 악영향이 구체화하는 위기에서 유럽 제1의 경제대국인 독일이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아졌다.

NYT는 메르켈 총리의 후계 구도를 둘러싼 불확실성 때문에 독일이 향후 수개월 동안 국내 문제에만 매달릴 것이라며 그런 마비 증세 탓에 EU 회원국들과 미국이 실망할 것이라고 상황을 예측했다.
이는 물론 독일이 현안에 대한 내부논의 자체를 중단하는 게 아니라 정치혼란 탓에 논의가 정책으로 실현되는 데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독일 기득권 정치는 서방의 안보전략 수립, 신흥기술에 대한 투자, 친환경 경제 구축,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강화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나아가 이들은 기후변화,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경쟁, 러시아의 간섭과 같은 난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EU가 뒤처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품고 있기도 하다.
NYT는 무역에서부터 공정거래, 우크라이나, 화웨이 논란까지 미국, 중국, 러시아가 포식자처럼 유럽에 압박을 가하지만 독일에는 대책을 실현할 정치 동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벨기에 브뤼셀의 싱크탱크인 브뤼겔의 울프 군트람 소장은 "메르켈이 질서 있게 권력 이양을 이루지 못한다면 EU가 추진하는 의제가 내년 가을까지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메르켈 총리의 수세적 태도와 독일 정치의 불안을 둘러싸고 실망을 쏟아내고 있다.
지구촌 격변을 주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메르켈 총리는 규정에 토대를 둔 다자주의를 옹호해 유럽을 지켜낼 최후의 보루로 기대를 모았다.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북유럽 국장인 안나 비스란더는 "트럼프가 취임할 때 메르켈을 서방의 지도자로 지목했는데 지금은 누가 그런 얘기를 꺼내겠느냐"고 반문했다.
비스란더는 "프랑스가 혼란을 야기할 때 우리는 유럽을 단결하려고 노력하는 독일이 유럽을 이끌어주기를 바랐으나 독일은 지금 그런 자리에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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