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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7세 여아 살해 용의자 부부 체포…피해자와 아는 사이

입력 2020-02-21 03:57  

멕시코 7세 여아 살해 용의자 부부 체포…피해자와 아는 사이
파티마 납치·살해 후 시신 유기…만연한 여성살해에 분노 들끓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멕시코를 분노하게 한 7살 여아 파티마의 납치·살해 용의자로 부부 사이인 남녀가 검거됐다.
용의자 중 여성은 한때 파티마의 집에 함께 살기도 했던 파티마 엄마의 친구였다.
20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경찰은 전날 밤 멕시코시티 외곽 멕시코주에서 파티마 살해 용의자 두 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파티마가 쓰레기봉투에 담긴 주검으로 발견된 지 나흘 만이다.
지난 11일 하굣길에 사라졌던 파티마의 시신에는 성적으로 학대당한 흔적이 있었다.
경찰은 실종 당일 학교 앞에서 한 여성이 파티마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CCTV 영상을 공개하고 수배에 나섰다.
쏟아진 제보 덕에 여성의 신원은 금세 밝혀졌다. 지오바나라는 이름의 이 여성 집에선 파티마의 옷과 신발 등이 발견됐다. 경찰이 찾아오기 전 집에서 달아났던 지오바나와 남편 마리오는 결국 은신처에서 체포됐다.

직접 파티마를 납치한 지오바나는 파티마 엄마의 친구였다.
파티마 엄마는 멕시코 밀레니오TV와의 인터뷰에서 지인의 소개로 지오바나를 알게 됐으며, 그가 남편의 폭력을 피해 달아났을 때 자신의 집에서 몇 주간 머물게 해줬다고 말했다.
파티마의 엄마는 지오바나가 파티마와 잘 지냈다며, 두 딸이 있는 지오바나가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지를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경찰은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금전이 범행 동기는 아니라고 밝혔다.
멕시코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딸들을 건드리겠다는 남편의 협박에 못 이겨 지오바나가 파티마를 납치해 남편에게 데려다줬고, 범행 후 발각될 것이 두려워 파티마를 살해한 후 시체를 유기했다고 보도했다.
아직 사건 동기가 정확히 드러나진 않았지만, 멕시코에 만연한 페미사이드로 무고한 7살짜리까지 희생되자 분노도 커지고 있다.
'여성 살해'를 뜻하는 페미사이드(femicide)는 좁게는 성폭행, 여성 혐오 등 성별을 이유로 한 살인사건을 뜻하며, 넓게는 여성이 피해자가 된 모든 살인사건을 가리키기도 한다.
멕시코에서는 하루 10명꼴의 여성이 살해된다.
파티마 사건 등으로 페미사이드에 대한 근본적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멕시코 하원은 지난 18일 페미사이드 형량을 종전 40∼60년형에서 45∼65년형으로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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