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환자 입원대기 중 사망 막는다…치료체계 전면 개편

입력 2020-03-01 22:03   수정 2020-03-02 07:16

코로나19 환자 입원대기 중 사망 막는다…치료체계 전면 개편
피해 최소화 완화전략으로 전환…중증은 상급병원, 경증은 생활치료센터서 치료
정부 "코로나19 전국 확산속도 둔화 보이지만 안심 상황 아니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대구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병상이 부족해져 중증 환자가 집에서 입원 대기 중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자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치료체계를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치료가 절실한 고령 중증환자는 큰 병원에 우선 입원 시켜 적절한 진료를 받도록 하고, 상대적으로 증세가 가벼운 환자는 별도 격리시설에서 치료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신종 감염병 피해를 최소화하는 이른바 '완화전략'을 본격적으로 펼치기로 했다.
방역 당국은 그간 신천지대구교회를 중심으로 번지던 코로나19 확산이 신천지 교인 전수조사 등 적극적 차단조치에 힘입어 전국 확산 속도는 둔화하고 있다고 보지만, 여전히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방역당국 "코로나19 방역, 피해 최소화로 전환…고령자 등 적극 치료" / 연합뉴스 (Yonhapnews)
◇ 입원 대기 중 사망 잇따라…대구 환자 2천569명 중 1천661명 입원 대기
대구에서는 최근 며칠 사이 지역 의료시설로는 도저히 수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하면서 입원 대기 중인 중증환자가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지난 2월 27일 오전 6시 53분께 집에서 영남대병원으로 긴급이송한 남성 B(74)씨가 호흡 곤란을 호소하다 오전 9시께 숨졌다. 그는 입원 치료를 위해 자가격리 상태였다.
다음날인 지난 2월 28일에도 오전 5시 39분께 대구에서 자가격리 중이던 여성 A(69)씨가 호흡곤란을 호소해 대구가톨릭대병원 응급실로 긴급이송됐지만, 도착한 지 1시간 만에 숨졌다. 자가격리 중 숨진 2번째 환자였다.
1일에도 이틀 전인 지난달 28일 확진 판정을 받고 집에서 입원을 기다리는 여성 C(86)씨가 호흡 곤란 증세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날 오후 4시 18분께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 숨졌다.
이날 오전 9시 현재 대구 확진자 2천569명 중 1천661명은 자가에서 입원 대기 중이다. 대기 환자 가운데 우선 입원이 필요한 중증 환자는 19명이다.
이날 오후 대구지역 확진자가 136명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입원 대기 확진자는 1천700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 중등도 이상 환자, 상급병원 입원 치료, 경증환자는 격리시설서 진료
이처럼 지병을 앓고 있던 고령의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잇따라 숨지자 방역당국은 감염전문가들과의 이견조율을 거쳐 코로나19 방역대응 체계를 '피해 최소화'에 중심을 두는 쪽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환자를 중증도별로 경증·중등도·중증·최중증 4단계로 나눠서 경증 환자는 지역별로 설치한 '생활치료센터'에서 격리 입원 시켜 증상을 관리하면서, 증상이 악화하면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게 하고, 중등도 이상 환자는 신속하게 감염병전담병원과 국가지정입원병상에서 바로 치료를 받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간은 모든 확진자가 입원 치료 대상이었지만 앞으로는 경증보다 상태가 안 좋은 '중등도' 이상 환자들이 입원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게 골자다.
정부는 국가 운영시설이나 숙박시설을 활용해 지역별 '생활치료센터'를 설치, 운영할 계획이다. 생활치료센터에는 전담의료진이 배치돼 시설 내 확진자의 건강 상태를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의료진이 입원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환자를 병원에 입원시키게 된다.
확진자가 급증하는 대구 지역은 당장 2일부터 교육부 중앙교육연수원을 생활치료센터로 운영하고 1∼2개 시설로는 부족할 것에 대비해 대구 인근에서도 몇 개 더 생활치료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방역 당국은 퇴원기준도 변경해 의료기관에 입원했어도 증상이 호전되면 우선 퇴원하고, 치료 담당 의사와 환자관리반 판단에 따라 생활치료센터나 자가에서 요양하도록 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24시간 간격으로 시행된 바이러스 검사에서 2회 연속 음성이 나와야 하는 격리해제 기준을 충족한 이후 퇴원을 결정했다.
방역당국은 현재 국내 환자 중 치명률이 높은 위중한 환자는 5%, 중증은 14% 수준으로 경증은 81% 정도로 보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환자의 80%는 경증으로 완치가 가능하지만, 고령자, 지병환자는 중증으로 가거나 사망할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피해 최소화를 목표로 하는 완화전략으로 전환 배경을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감염병) 유행 초기에는 외국에서 유입을 차단하는 '검역'과 격리조치 위주의 전략을 쓰지만, 어느 정도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하면 피해 최소화에 대한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게 기본 방향"이라며 "이런 계획을 가지고 있었고, 준비해 왔다"고 강조했다.

◇ "전국 확산 속도 둔화하지만 안심하기엔 일러"
이날 하루 동안 코로나19 확진자 586명이 추가로 발생해 총 3천736명으로 늘어났다. 대구·경북 누적 확진자는 총 3천260명이다. 대구 2천705명, 경북 555명이다. 다른 지역별 누적 확진자는 경기 89명, 서울 87명, 부산 83명, 충남 68명, 경남 63명, 울산 20명, 강원 15명, 대전 13명, 충북 11명, 광주 9명, 인천 6명, 전북 6명, 전남 3명, 제주 2명 세종 1명 순이다. 완치해 격리에서 해제된 확진자는 총 30명으로 늘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대구를 넘어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며 "정부의 강력한 조치와 대구시민의 적극적인 협조로 애초 우려했던 빠른 속도의 전국 확산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현재 상황을 진단했다.
그렇다고 전국 확산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라며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박 장관은 강조했다.
박 장관은 "산발적인 코로나19 감염은 지역별로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전국 확산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평가한다. 앞으로 1∼2주가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h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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