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까지 하차' 바이든-샌더스 진검승부…'미니화요일' 변곡점

입력 2020-03-06 03:53  

'워런까지 하차' 바이든-샌더스 진검승부…'미니화요일' 변곡점
샌더스와 같은 진보성향 워런 중도하차…중도 진영은 바이든으로 결집
오는 10일, 2파전 압축 후 첫 혈전…승부처 미시간 결과에 주목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 경쟁이 5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마저 경선을 중단함에 따라 '바이든 대 샌더스'의 확실한 2파전으로 압축됐다.
털시 개버드 하원 의원이 남았지만 존재감이 거의 없어 사실상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 간 진검승부로 결판날 전망이다.


민주당은 작년 초부터 군소 주자들의 출마 러시로 인해 주자가 한때 28명에 달할 정도로 난립했지만, 결국 돌고 돌아 많은 전문가가 당초 예상한 대로 중도의 바이든과 진보의 샌더스 싸움으로 귀결된 것이다.
주자군 정리는 1~3차 경선에서 샌더스의 독주와 4차 경선 때 바이든의 반전이 주요 계기가 됐다.
중도 성향의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과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 의원은 득표 한계에 봉착한 가운데 바이든의 4차 사우스캐롤라이나 압승 이후 경선 중단과 바이든 지지를 선언했다.
또 바이든이 지난 3일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14개 주 중 무려 10곳에서 승리하자 중도 진영의 경쟁자이던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도 바이든 지지를 표명하며 낙마했다.
워런 의원은 그동안 진보적 목소리를 내며 한때 유력주자로 부상하기도 했지만 막상 지난달 초 경선전이 시작된 이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해 최근 들어 중도하차 가능성이 거론됐다.


AP통신은 워런이 1~4차 경선에서 한 번도 3위에 오른 적이 없고,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단 한 곳에서도 승리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지역구인 매사추세츠주에서마저 3위로 밀렸다고 전했다.
워런을 지지한 유권자 표심이 바이든과 샌더스 중 누구에게로 쏠릴지도 관심사다.
워런은 정책 성향상 의료보험, 교육, 부자 증세 등에서 강한 진보적 목소리를 내며 샌더스와 매우 가깝다는 평가를 받아온 터라 유권자 표심은 샌더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있다.
중도 진영이 주자들의 줄사퇴로 바이든으로 단일화됐다면, 진보 진영은 샌더스의 압도적 우세 속에 워런이 표를 나눠 먹는 형국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워런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경선 중단 입장을 밝히면서도 누구를 지지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워런의 이념적 입장은 샌더스와 훨씬 더 가깝지만 두 주자 사이에 긴장이 고조돼 왔다"고 말했다. 샌더스가 "여성은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워런이 주장하자 샌더스가 부인하는 등 거친 신경전을 벌인 일 등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경선이 중도와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두 주자로 압축됨에 따라 관심은 오는 10일 6차 경선으로 쏠린다. 이날 경선은 6개 주에서 352명의 대의원을 선출하는 선거로 '미니 화요일'이라고도 불린다.
특히 2파전으로 좁혀진 뒤 치러지는 첫 경선인 만큼 바이든과 샌더스의 행로에서 중요한 승부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바이든이 4차 경선 이후 급부상하며 5차 슈퍼화요일 경선까지 이긴 상태라 이 여세를 몰아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지 않겠냐는 관측이 있다. 바이든이 이곳에서도 승리한다면 확실한 대세론에 올라탈 전망이다.
반면 이번 미니 화요일 경선 6개 주 중 4곳은 샌더스가 2016년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맞붙었을 때 승리할 정도로 만만찮은 세를 과시한 지역이기도 하다.
미언론은 6개 주 중에서도 미시간 결과에 주목했다.
대의원이 125명으로 가장 많은 데다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와 함께 민주당이 본선에서 탈환해야 할 대표적인 경합주이자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이기 때문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4년 전 샌더스의 미시간 경선 승리는 클린턴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백인 노동자 계층의 유권자에게서 이길 수 없음을 예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도 "미시간은 교외 거주자, 흑인과 노동자 계층 백인 유권자에 대한 주자들의 호소력을 시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의 분위기는 나빠 보이지 않는다. 바이든은 슈퍼화요일 경선 전인 지난달 28일~이달 2일 디트로이트뉴스와 WDIV-TV의 여론조사에서 샌더스를 7%포인트 차로 누른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은 연초만 해도 여론조사에서 샌더스를 상당한 격차로 이겼지만 초기 경선에서 부진을 면치 못함에 따라 지난달 11~20일 유고브 조사 때는 샌더스에 9%포인트 뒤지기도 했다.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는 이날 바이든 지지를 선언하고 선거 캠프 공동 의장을 맡았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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