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처럼 될라…코로나19에 유럽 경제·결속력 위기

입력 2020-03-09 11:38   수정 2020-03-09 13:48

이탈리아처럼 될라…코로나19에 유럽 경제·결속력 위기
NYT, 북부지역 봉쇄한 이탈리아가 유럽에 미칠 파급효과 주목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라는 충격이 채 가시기 전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EU 결속력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급증하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개방적이고 민주적이라 자부해온 일부 유럽 국가들이 몸을 잔뜩 움츠리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8일(현지시간) 전했다.

이탈리아 보건 당국은 이날 오후 6시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 환자가 7천37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혀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확진자가 나온 국가가 됐다.
이탈리아 정부는 롬바르디아주 등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지역을 '레드존'으로 지정해 봉쇄하는 행정명령으로 이탈리아 전체 인구 4분에 1에 달하는 1천600만명의 발을 묶는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이와 같은 이탈리아 정부의 고강도 봉쇄 정책은 이탈리아 경제를 멈춰 세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는 유럽 경제 전반을 마비시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이탈리아에는 중국 못지않게 많은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포진해있는 만큼 이번 봉쇄 조치로 자동차 부품 공급망이 불안정해져 자동차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게 그 근거로 제시됐다.
이탈리아만큼은 아니지만 프랑스와 독일에서도 각각 코로나19 확진자가 1천126명, 902명씩 추가로 나오면서 1천명이 모이는 대규모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를 권고하는 등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프랑스와 독일, 체코 등은 자국 내 공급 부족 사태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마스크와 장갑 등 코로나19 예방활동에 필수적인 위생용품 수출을 제한했다가 EU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다.
NYT는 이를 두고 EU가 대륙 전체에 걸쳐서 발생하는 공중보건 위기를 대응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고 진단했다.
보건 분야는 전통적으로 EU 회원국 저마다의 의료체계를 바탕으로 스스로 통제해왔기 때문에 EU가 아무리 '하나의 유럽'을 지향한다고 해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체계를 구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른 이탈리아 주변국 역시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차·기차로 이탈리아를 다녀온 사람 중 열이 나는 사람을 대상으로, 크로아티아는 이탈리아를 거쳐온 트럭 운전사를 대상으로 검사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탈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슬로베니아는 500명 이상 모이는 대규모 행사를 금지했고, 체코의 안드레이 바비스 총리는 이탈리아가 자국민의 해외여행을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다수 EU 회원국은 솅겐 조약에 따라 국경을 통과할 때 여권 검사 등을 생략해 회원국 간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나 전염병 확산과 테러 공격 등 위기상황에는 이를 제한할 수 있다.
전염병 전문가인 프랑스 의학아카데미 회원 프랑수아 브리케르는 "바이러스가 점점 더 자주 나타나는 세상에 살고 있는데 매번 이런 식으로 대응한다면 경제 전체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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