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미국, 코로나 확산 속 진단 검사용 장비 부족"(종합)

입력 2020-03-12 11:56  

NYT "미국, 코로나 확산 속 진단 검사용 장비 부족"(종합)
일선 실험실서 RNA 추출 물품·시료 떨어져…"전세계인이 사용하니 부족"
미국 최대 간호사 노조, 장비·훈련 부족 호소하며 시위 나서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이영섭 기자 = 세계 최강국 미국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장비 부족에 직면했다.
미국 전역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 일선 실험실에선 진단 검사에 필요한 일부 물품의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부 실험실 책임자들은 의심 환자의 코를 닦아낸 면봉에서 리보핵산(RNA)을 추출하는 데 필요한 물품이 이미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진단에 있어 가장 초기 단계에 필요한 물품마저 부족한 상황이라는 의미다.
이런 물품은 미 연방정부가 각 주에 공급하겠다고 약속한 진단 장비에 포함되지 않는 것들이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의료센터 연구실의 미생물학 분야 담당자는 RNA 추출 장비가 부족해 대학 내 다른 연구실에 메일을 보내 혹시 여분이 있는지를 확인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에릭 블랭크 미 공중보건진단검사실협회(APHL)의 수석 담당관도 RNA 추출 장비를 포함, 다른 물품들이 재고 부족으로 주문이 이월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외에 일부 실험실은 자신들이 내린 양성 판정이 올바른지를 확인하는 데 필요한 바이러스 샘플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마크 립스티치 하버드대 전염병학 교수는 "우리는 세계 최고의 생물의학 국가 아니었나. 그런데 다른 모든 나라가 더 큰 타격 속에서도 질서 있게 해내는 것을 우리는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미국에서 실험이 부족하다는 것은 대참사"라고 개탄했다.


현재 각주 보건소에서 진단 검사를 실시 중이며 대학이나 상업용 실험실에서도 가능한 진단 검사 횟수를 늘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뉴욕, 워싱턴에선 확진자 수가 수백명에 이르고 이 숫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어서 관련 물품 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
게다가 이제는 독립 실험실에서도 자체적으로 진단 검사를 실시할 수 있어 수요는 더 커진 상황이다.
실제 일반인들 사이에선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아직까지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하버드대 T.H. 찬 공중보건대의 마이클 미나 전염병학 조교수는 RNA 추출 장비에 대해 "원래 흔해 떨어지리라 생각도 못하는 물품인데 전 세계 사람들이 사용하다 보니 부족해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관련 기업들은 생산량 증대에 나섰으며 당국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RNA 추출 장비를 제조하는 퀴아젠은 최근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발병으로 특정 상품의 생산량이 수요를 충족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서 독일과 스페인, 미국 메릴랜드 공장에서 생산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실험실용 장비 및 관련 제품 제조업체인 로슈도 성명을 통해 제조망에서 잠재적인 보건 위기의 여파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 지속 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현 보건 상황을 적극적으로 관찰·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식품의약국(FDA) 등 보건당국은 물품 부족 현상을 주시하고 있으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추출 방법이나 시약 등에 대해 일부 제조업체의 의견을 들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실험실에 가이드를 제공하고, 홈페이지를 통해서 현 상황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족한 물품이 이것만은 아니라고 NYT는 지적했다.
미국 미생물학회(ASM)는 진단에 필요한 시약 부족도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에 CDC는 지난 9일 기존에 2개의 시료를 확보하도록 한 규정을 바꿔 1개만 확보해도 되도록 했다. ASM은 이렇게 하면 필요한 시약이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CDC의 로버트 국장은 실험에 필요한 재료 공급이 이뤄지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했으나 RNA 추출 장비 부족 대책에 관한 질문에는 "그 문제에 대해선 답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최대 간호사 노조 미국간호사연합(NNU)은 이날 코로나19와 관련해 보호장비, 인력, 훈련 등의 부족을 호소하며 캘리포니아주, 일리노이주, 조지아주 등에서 동시다발적인 시위에 나섰다.
시위에 참여한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병원 응급실 간호사인 마르시아 산티니는 AFP통신에 "우리는 충분한 보호를 받아야 한다"며 "우리가 안전하지 않으면 환자들과 지역 사회도 안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앞서 15만여 명이 소속된 NNU는 지난달 전국 간호사 약 6천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3분의 1 이상이 마스크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또 고용자로부터 코로나19에 관한 어떠한 정보도 못 받았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이 절반이 넘었다고 덧붙였다.

luc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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