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까지…아베 정권, 올림픽 연기론 확산 차단에 '진땀'(종합2보)

입력 2020-03-13 17:11  

트럼프까지…아베 정권, 올림픽 연기론 확산 차단에 '진땀'(종합2보)
트럼프 '올림픽 1년 연기' 제안에 日 "검토 안 해…예정대로 준비"
일본 정부 일각서 '1년 연기론'…트럼프 "많은 옵션 있다!"
"연기·취소 시뮬레이션 착수" 보도까지…바흐 IOC 위원장 "WHO 조언 따른다"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이세원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올해 여름으로 예정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연기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해 일본 정부는 이를 부인하는데 진땀을 빼고 있다.
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연기 방안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을 난처하게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와의 회담에 들어가면서 도쿄올림픽 관련 질문을 받고 "이것은 단순히 내 생각"이라면서 "어쩌면 그들은 1년간 연기할 수도 있다. 가능하다면 그들은 할 수도 있다. 어쩌면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림픽 개최 1년 연기 방안을 아베 총리에게 권하겠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그들은 매우 영리하다"며 그들 스스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텅 빈 경기장으로 치르는 것보다는 그렇게 하는 편(1년 연기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며 "1년 늦게 연다면 무(無)관중으로 치르는 것보다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함에 따라 도쿄올림픽의 연기 혹은 취소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1년 연기론에 불을 붙였다.
돌발 제안의 파장을 억누르려고 일본 각료들은 동분서주했다.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일본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담당상은 이날 각의(閣議·내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대회 조직위원회도 연기나 취소는 일절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문부과학상도 기자회견에서 7월 24일 도쿄올림픽 개막을 향해 "선수나 관객에게 안전·안심인 대회가 되도록 준비를 진행한다"며 정상 개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역시 정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1년 연기 제안에 관해 일본 정부의 견해를 묻자 "정부로서는 예정대로 대회 개최를 향해 IOC와 조직위원회, 도쿄도(東京都)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준비를 착실히 진행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답변했다.

마침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코로나19 확산 대응과 도쿄올림픽 개최, 세계 경제 상황 등을 놓고 약 50분간 전화 회담을 하면서 올림픽 연기 등 논의가 이뤄질지 이목이 쏠렸다.
일본 정부는 올림픽 연기나 무관중 개최 등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아베 총리는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이겨 도쿄올림픽을 성공시키고 싶다"며 예정대로 개최 준비를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동석했던 오카다 나오키(岡田直樹) 관방부(副)장관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의 투명성 있는 노력을 평가한다"고 화답하는 등 양측은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NHK는 미일 정상의 이번 전화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올림픽 연기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결국 일본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양측이 도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는 점을 부각하는 설명을 한 셈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의 전화 회담 후 트위터를 통해 "일본과 그들의 위대한 총리에게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면서도 "많은 옵션이 있다!"고 밝혀 여운을 남겼다.
올림픽 연기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선택지의 범위에 연기도 포함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올림픽 개최 취소 권한을 쥔 IOC의 바흐 위원장은 12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 ARD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도쿄올림픽 개최 논란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WHO 조언에 따르겠다"고 전제한뒤 "대회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관련한 WHO의 향후 판단을 근거로 취소 및 연기를 결정하겠지만, 그때까지는 대회를 개최하는 것을 전제로 준비하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미국 스포츠전문잡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IOC가 5월 말이나 6월 초에는 도쿄올림픽의 정상 개최와 연기, 취소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최종 결정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 내에서는 어쩔 수 없이 올림픽을 연기해야 한다면 올해 가을로 미루는 것보다는 1년 뒤로 다시 잡는 것이 낫다는 목소리가 차츰 커지는 양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정부 내에선 예정대로 개최하기 어렵다면 아베 총리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계를 살려 미국에도 유리한 1년 연기 안을 (미국과) 공동 제안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안이 나오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일본 규슈(九州)지역을 중심으로 판매되는 니시닛폰(西日本)신문은 총리관저가 수면 아래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취소나 연기 등의 상황에 대한 시뮬레이션에 착수했다고 보도하는 등 취소나 연기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관측도 나온다.
다카하시 하루유키(高橋治之) 대회 조직위 집행위원(이사)도 10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조직위 차원에서 코로나19의 영향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전제하면서도 "올해 여름 올림픽이 열리지 않는다면 1~2년 연기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옵션"이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ho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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