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연준 CP 매입·1조달러 재정부양 기대 쌍끌이…다우, 5.2% 급등 마감

입력 2020-03-18 06:20  

뉴욕증시, 연준 CP 매입·1조달러 재정부양 기대 쌍끌이…다우, 5.2% 급등 마감

(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업어음(CP) 매입 발표와 미국 정부의 대규모 부양책에 대한 기대로 급등했다.
17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48.86포인트(5.20%) 급등한 21,237.3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43.06포인트(6.00%) 상승한 2,529.1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430.19포인트(6.23%) 폭등한 7,334.78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과 이에 대응한 각국의 부양책, 주요 경제 지표 등을 주시했다.
주요 지수는 연준과 미국 정부의 부양책 기대로 비교적 큰 폭 반등에 성공했다.
연준은 기업어음매입기구(CPFF)를 설립하고 CP 매입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연준이 앞서 양적완화(QE)를 발표하면서 CP 매입 계획은 내놓지 않아 실망감이 표출됐었다. 연준은 이에 곧바로 CP 매입도 발표하면서, 시장 안정을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연준은 또 이번 주 하루짜리(오버나이트)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운영도 대폭확대하는 방안을 별도로 발표했다.
미 정부의 초대형 재정 부양책에 대한 기대도 부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상원 공화당 의원들에 1조 달러에 달하는 재정 부양 패키지를 제안했다.
이에는 국민들에 대한 직접적인 현금 보조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국민이) 가능한 한 빨리 돈을 받을 수 있도록 무엇인가를 할 것"이라면서 "급여세도 한 방법이지만, 몇 달이 걸릴 수 있다. 우리는 훨씬 더 빠른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의회에서 격론이 예상되는 급여세 감면 대신 현금 보조 등을 통한 대규모 재정지원에 나설 것이란 의도로 풀이됐다.
영국 등 다른 주요국에서도 추가 부양책이 나오며 투자 심리를 지지했다.
영국 재무부는 3천300억 파운드 규모의 대출 보증 방침을 발표했다.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도 CP 매입을 통해 기업들에 대한 유동성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활동 차질과 이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는 지속했다.
유럽연합(EU) 정상은 이날 30일간 외국 여행객의 입국을 제안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EU 국경이 사실상 폐쇄되는 셈이다.
금융 중심지 뉴욕에서는 시장이 시민들에 대한 자가격리 명령이 내려질 수도 있다는 경고를 내놓기도 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경제지표가 악화하는 점도 확인되고 있다.
독일 민간 경제연구소인 유럽경제연구센터(ZEW)는 3월 경기기대지수가 마이너스(-)49.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월 8.7에서 무려 60포인트 가까이 급락한 것으로, 1991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월가 예상치 -30.0보다도 훨씬 부진했다.
미국 경제의 버팀목인 소비도 악화하는 조짐이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2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 0.1%증가에 한참 못 미쳤다.
코로나19 여파가 가시화되기 시작했으며, 미국에서도 본격적인 확산이 진행된 3월 지표는 더 나쁠 것이란 진단이 제기된다.
한편 뉴욕 증시는 이날도 여전한 변동성을 보였다.
다우지수는 장 초반 600포인트 이상 올랐던 데서 하락세로 돌아서, 2017년 2월 이후 처음으로 20,000선을 밑돌기도 했다.
주요 지수는 연준 CP 매입 등으로 상승 반전한 이후 미 정부가 마련 중인 재정부양책 규모가 1조 달러에 달한다는 소식으로 상승 폭을 빠르게 확대했다.
다우지수는 전일에는 3,000포인트 가까이 폭락하며 '블랙 먼데이'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월가의 `공포 지수'로 통하는 변동성 지수(VIX)는 전일 금융위기 때를 넘어 사상 최고치 수준으로 뛰어올랐다가 이날은 소폭 반락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6.77% 올랐다. 금융주는 5.77% 반등했다.
이날 발표된 다른 경제지표는 비교적 양호했다.
연준은 2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0.6%(계절 조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 0.4% 증가를 상회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1월 기업 재고가 전달 대비 0.1% 감소한 2조353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웰스파고에 따르면 3월 주택시장지수는 72로, 전월 74에서 소폭 하락했다. 전문가 전망치인 74도 하회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월 채용공고는 696만3천 명으로, 지난해 12월의 655만2천 명에서 41만1천 명 증가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빠른 재정정책 구체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코메르츠방크의 피터 딕슨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상황이 경제 사회적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알지 못한다"면서 "관건은 정부가 유동성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올해 남은 기간을 버틸 수 있도록 어떤 지원을 해줄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VIX는 전 거래일보다 8.2% 하락한 75.91을 기록했다.
jwo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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