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위기' 두산중공업에 1조원 수혈…산은·수은 긴급 대출(종합3보)

입력 2020-03-26 21:34  

'경영위기' 두산중공업에 1조원 수혈…산은·수은 긴급 대출(종합3보)
㈜두산, 두산重 주식·부동산 담보로 제공…6천억 외화대출 전환과 별건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김남권 기자 =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경영위기를 겪는 두산중공업[034020]에 신규자금 1조원을 지원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두산중공업에 유동성 우려가 커지자 국책은행이 수혈에 나선 것이다.
두산중공업은 26일 산업은행·수출입은행과 1조원 규모의 차입신청과 계약체결을 위한 이사회를 개최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두산중공업 대주주인 ㈜두산도 이날 이사회를 하고 두산중공업 주식과 부동산(두산타워) 신탁수익권 등을 담보로 제공하기로 결의했다.
두산중공업이 제공하는 담보재산까지 포함하면 이번 대출에 대한 전체 담보는 1조원이 넘는다.

두산중공업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두산에서 두산메카텍㈜ 주식을 현물출자 받아서 자본을 확충하고, 고정비 절감을 위해 명예퇴직을 하는 등 자구노력을 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어려움을 겪게 돼 은행 대출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날 두산중공업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신용등급(BBB)을 하향 검토 대상에 올리면서 "단기간 내 상당분의 차입금 만기가 도래하는 동시에 자본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유동성 부담도 확대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출은 두산중공업이 수출입은행과 협의 중인 6천억원 규모의 해외공모사채 만기 대출 전환 건과는 별건이다.
두산중공업은 4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외화채권을 대출로 전환해달라고 지급 보증을 한 수출입은행에 요청한 상태이고 수은은 긍정적인 입장이다.

수은이 이에 응하면 두산중공업은 신규자금 1조원에 더해 외화대출 6천억원 만기에 대한 부담도 덜게 되는 것이다.
두산중공업은 이렇게 되면 올해 해결할 차입금과 구조조정 비용까지 모두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5월에 BW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는 최대 규모가 4천억원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자산과 현금 등으로 상환가능하다는 것이다. 두산중공업은 3년전 5천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했으며, 3년이 지난 시점부터 풋옵션행사가 가능하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단기 차입금이 4조원에 달하지만 오랜 기간 거래해온 은행들로부터 차입한 건이어서 대부분은 만기 연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더해 기존 수주 물량을 통해 꾸준히 현금이 들어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을 계획보다 더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른 시일 내 이번 대출금액을 상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당초 대출약정을 맺었다고 밝혔다가 공시를 정정하며 보도자료도 수정했다.
두산중공업은 정정 공시에서 단기차입금 증가결정이 운영자금을 위한 금융기관의 한도여신(크레디트 라인) 제공 관련 차입신청과 계약체결을 위한 건이라고 밝혔다. 정정 전에는 차입과 계약체결을 위한 건이라고 돼 있었다.
수은 관계자는 "두산중공업과 협의는 했으나 대출 약정까지 맺은 것은 아니다"라며 "내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 두산중공업 지원 사안이 안건으로 올라가 결과가 나올 경우 거기에 따라 여신승인위원회를 여는 절차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7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코로나19 여파로 자금난에 시달리는 대기업 금융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두산중공업 지원이 안건으로 다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국책은행 지원을 받고 대규모 인적 구조조정을 하는 데 비해 대주주 측의 책임이 약하다는 지적도 한다.
두산중공업 노조는 지난달 명예퇴직에 반발하며 "경영 악화의 책임은 경영진에 있다"면서 "두산중공업의 위기는 노동자 명예퇴직이 아니라 두산 일가의 사재 출연과 두산 그룹의 지원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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