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2일부터 외국인 입국금지…곧 지역격리 여부 결정

입력 2020-04-01 12:32   수정 2020-04-01 13:24

인도네시아, 2일부터 외국인 입국금지…곧 지역격리 여부 결정
"약국과 식료품점은 계속 영업 보장"…美대사관 직원도 코로나 사망
마두라섬 병원서 숨진 11세 소녀, 확인된 최연소 코로나19 희생자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2일 오전 0시부터 모든 외국인의 입국과 경유를 금지한다.



1일 CNN인도네시아 등에 따르면 법무인권부는 "2일부터 당국이 코로나19 전염병이 통제되고 대중에게 안전하다고 선언할 때까지 인도네시아 영토에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해당 규정을 발표했다.
그동안 한국인은 대구·청도를 방문한 지 14일이 지났고 미리 비자를 발급받았다면 영문 건강확인서를 제시하고 입국할 수 있었지만, 이마저 어렵게 됐다.
2일부터 모든 외국인의 입국이 금지되지만, 여섯 가지 예외규정에 해당하는 사람은 영어 건강확인서 제출과 14일간 자가격리를 조건으로 입국할 수 있다.
예외 규정에 해당하는 사람은 ▲ 단기체류비자(KITAS)와 장기체류비자(KITAP) 소지자 ▲ 외교비자 소지자 ▲ 외교 체류 허가와 공식 체류 허가자 ▲ 인도주의적 의료·식량 원조 인력 ▲ 해상·항공·육상교통 승무원 ▲ 국가전략 프로젝트 종사자 등이다.
당국은 단기체류비자와 장기체류비자 등의 기한이 만료됐더라도 코로나19 사태 동안 자동으로 연장해 준다고 밝혔다.



외국인 입국이 금지되면서 인천∼자카르타 노선 운항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대한항공이 지난달 6일부터 해당 노선 운항을 전면 중단한 뒤 아시아나항공이 주 7회 운항을 주 3회로 줄여 비행기를 띄우고 있다.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도 주 2회 운항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3월 중순부터 인천발 자카르타행은 20% 미만 탑승률을 보이지만, 자카르타발 인천행은 만석에 가깝게 운행해왔다.
하지만, 외국인 입국·경유 금지 발표 후 한국에 잠시 다녀올 계획을 취소하는 교민이 발생하고, 자카르타에서 환승해 한국에 가려던 승객의 탑승 또한 불가능해졌다.
인천발 자카르타행 승객 탑승률 또한 외국인 입국 금지로 더 줄게 됐다.
차상현 아시아나항공 지사장은 "이달 중순까지는 최대한 주 3회 운항을 이어가려 하겠지만, 그 이후는 추가 감편 등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주 중국산 진단키트 공수 후 8일 연속 매일 100명 이상 늘고 있다.
전날 기준으로 확진자는 1천528명, 사망자는 136명이다. 사망자 수는 동남아시아 다른 국가 대비 월등히 높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전날 코로나19로 인한 '국민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나, 지역격리 등 봉쇄 관련 조치는 내놓지 않았다.
루훗 판자이탄 인도네시아 해양투자조정장관은 "조코위 대통령이 이번 주 중에 공식적으로 지역격리 등에 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이 결정은 사람들을 너무 힘들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봉쇄' 대신 '지역격리'란 용어를 쓰고 있으며, 일당 노동자 등의 생계를 고려해 신중한 입장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약국과 생필품 점은 어떤 상황에서도 영업을 계속할 것을 보장한다"고 약속했다.




한편, 아니스 바스웨단 자카르타 주지사는 3월 6일부터 29일까지 238명의 시민이 코로나19 확진 판정 후 또는 의심 상태에서 사망해 매장됐다고 발표했다.
그는 "일부는 테스트를 받기 전에 죽었고, 일부는 테스트를 받았지만, 결과가 안 나온 사람도 있다"며 "이는 자카르타의 코로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 그들은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건강했던 사람들이다. 통계만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자카르타의 미국 대사관에서도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사망자가 발생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주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대사관과 주콩고민주공화국 킨샤사 대사관의 현지 채용 직원 각 1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며 "미국인 직원 가운데 희생자는 아직 보고받은 바 없다"고 발표했다.



자카르타포스트는 3월 20일 마두라섬 파메카산의 병원에서 숨진 11세 소녀가 지금까지 확인된 '최연소' 코로나19 희생자라고 보도했다. 소녀는 말랑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다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파메카산 지방정부는 "사망 전 채취한 검체 분석 결과 3월 24일에는 음성판정이 나왔지만, 29일에는 양성으로 나왔다"며 "가족 등 근접 접촉자들을 14일간 격리하도록 하고 신속검사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보건당국은 사생활 보호를 강조하며 확진자와 사망자의 기본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일부 유출된 정보에 따르면 190번 확진자인 17세 소년도 사망했다.
자카르타 주지사의 발표처럼 인도네시아에서는 수많은 사망자가 코로나19 의심 상태에서 사망하기에 실제 최연소 희생자가 몇 살인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서자바주 보건당국은 "10대들, 심지어 아기가 죽은 경우도 있다. 하지만, 많은 다른 사망처럼 동반성 요인이 있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사망했는지 확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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