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최대 1조 유상증자 추진…한진 경영권 분쟁 변수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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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03 09:01  

대한항공, 최대 1조 유상증자 추진…한진 경영권 분쟁 변수되나

대한항공, 최대 1조 유상증자 추진…한진 경영권 분쟁 변수되나
조만간 이사회 열어 유증 규모 등 의결…이달 중 산은·수은에 자구안 제출
기내식 등 사업부 매각은 제외될듯…정부 "분사 등 자본확충 필요"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정부로부터 1.2조원의 유동성 수혈을 받게 된 대한항공[003490]이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유상증자를 결정하는 등 추가 자구안을 내놓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대주주인 한진칼[180640]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에도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3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달 중으로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 여부와 규모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번 이사회 의결을 토대로 최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해 자금 확충에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대한항공은 조만간 유상증자와 유휴 자산 매각 등을 포함한 최대 1조5천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해 산은과 수은에 제출할 계획이다.
앞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지난달 24일 대한항공에 운영자금 2천억원 지원, 화물 운송 관련 자산유동화증권(ABS) 7천억원 인수, 전환권 있는 영구채 3천억원 인수 등을 통해 총 1조2천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반기 회사채 신속 인수 지원까지 포함하면 대한항공에 모두 1조4천1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가 자구 노력을 전제로 지원하기로 한 만큼 (대한항공이) 유상증자를 안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손명수 국토교통부 제2차관도 지난달 29일 열린 항공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정부의 지원과 함께 항공사의 자구 노력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며 항공사에 재무구조 개선과 자본확충 노력 등을 당부했다.
재계에서는 대한항공의 유상증자가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 경우 대한항공의 대주주인 한진칼도 추가 자금 조달이 불가피하다. 한진칼은 대한항공의 지분을 보통주 기준 29.96%(우선주 포함 29.62%)를 보유하고 있어 만약 대한항공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면 지분율에 따라 3천억원가량을 조달해야 한다.
이에 따라 한진칼도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칼의 유상증자 역시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 유력하지만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이 맞물려 있어 셈법이 다소 복잡해진다.
현재 3자 연합의 한진칼 지분은 KCGI(19.36%), 조 전 부사장(6.49%), 반도건설(16.90%) 등 총 42.75%로 조 회장 측 우호 지분(41.30%)을 넘어섰다.
재계 관계자는 "3자 연합 측도 유상증자에 참여할 자금이 충분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도 백기사 확보에 나서야 하는 만큼 여러 가지로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한진칼이 조 회장에 우호적인 투자자를 확보해 주주 배정이 아닌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구안 제출을 계기로 대한항공의 유휴자산 매각 작업도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대한항공은 현재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금싸라기 땅인 송현동 부지를 비롯해 왕산레저개발 지분, 제주 파라다이스[034230] 호텔 등을 매각하기로 하고 매각 주관사로 삼정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을 선정한 상태다. 대략 5천억원의 가치에 이르는 송현동 부지의 경우 서울시 등에서 매입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각에서 제기되는 기내식과 항공정비(MRO) 사업부문 매각 등은 이번 자구안에서는 제외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사업부 매각과 유휴자산 매각은 다른 문제"라며 "코로나19 사태가 하반기까지 장기화할 경우 사업부 매각도 검토해야겠지만 나중에 코로나19가 끝나고 업황이 정상화됐을 때를 감안하면 당장 사업부 매각까지 논의해야 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앞서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도 지난달 29일 항공사 CEO 간담회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기내식 등 사업부문 매각설에 대해 "결정된 바 없으며 그냥 나오는 얘기들"이라고 선을 그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위치한 윌셔그랜드센터와 인천에 있는 그랜드 하얏트 인천, 제주칼호텔 등도 당장 매각을 검토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대현 산은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이 "대한항공이 그동안 발표되지 않은 사업부 매각 등을 통해 향후 많은 자금을 조달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밝히는 등 정부에서는 여전히 추가 자구 노력을 압박하는 모양새여서 추가 자산 매각 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가 항공 등 기간산업을 위해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 안정기금을 조성하기로 한 만큼 추가 지원을 받으려면 자구안이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가 대기업 특혜 문제에도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해 대한항공을 지원하기로 한 만큼 대한항공도 그에 상응하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며 "유휴부지 매각과 분사 등의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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