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용병 침입작전'의 진실은…배후 놓고 공방 지속

입력 2020-05-07 06:09  

베네수엘라 '용병 침입작전'의 진실은…배후 놓고 공방 지속
마두로, 미국 정부·과이도를 배후로 지목…미 정부, 관련성 부인
체포된 전 미군 "마두로 비행기 태워 미국 데려가려 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인근 해안도시 라과이라에서 벌어진 이른바 '용병 침입 시도'의 배후를 놓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국 정부를 배후로 한 정권 전복 시도였다고 주장하고, 미국은 관련성을 전면 부인하는 상황이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 3일(현지시간) 새벽이었다. 카라카스에서 30㎞쯤 떨어진 라과이라에서 거센 총성이 울렸다.
곧이어 마두로 정부가 "테러리스트 용병"들의 침입 시도를 저지했다며, 이 과정에서 8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것이 마두로 정권을 전복하기 위한 시도였다고 주장하며, 이전에도 그랬듯이 베네수엘라 야권과 미국, 콜롬비아를 배후로 지목했다.
세 당사자 모두 이를 부인했다.
과거에도 비슷한 전개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조던 구드로(43)라는 미국인이 핵심 인물로 등장한다.
미 육군 특수부대 그린베레 출신으로, 민간 보안업체 '실버코프 USA'의 창립자인 그는 베네수엘라 정부의 발표 몇 시간 후 온라인에 공개한 동영상을 통해 라과이라에서 생긴 일이 자신이 벌인 작전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베네수엘라 군인 출신 인물과 나란히 영상에 등장해 베네수엘라 해방을 위한 작전이 베네수엘라 내부에서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구드로의 이름이 외신에 처음 등장한 것은 라과이라 사건이 있기 직전인 지난 2일이었다.
당시 AP통신은 장문의 기사를 통해 구드로의 실버코프가 베네수엘라 장성 출신의 클리베르 알칼라와 손을 잡고 마두로 정권 전복을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야권의 군사봉기 시도에 가담했다 콜롬비아로 도피한 베네수엘라 군 출신 300명을 데리고 마두로 체포를 목표로 침입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3일 라과이라에서 발생한 일은 구드로 일당이 벌인 또 한 번의 시도라고 볼 수 있었다.
사건 이튿날인 지난 4일 마두로 대통령은 사건과 관련해 13명을 체포했다며, 그 중 미국인 2명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루크 덴먼(34)과 에이런 베리(41)라는 이름의 미군 출신들로, 구드로는 로이터통신과의 통화에서 이들이 실버코프의 일원이라고 인정했다.
덴먼은 6일 베네수엘라 국영방송에 공개된 동영상에서 카라카스 공항을 점령해 마두로 대통령을 비행기에 태워 미국에 데려가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단 구드로를 중심으로 한 베네수엘라 침입 시도가 있었다는 것은 베네수엘라 정부와 구드로의 주장이 일치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관건은 그 배후다.
마두로 정부는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과 미국 정부가 직접적인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다. 체포된 인물 중에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구드로는 자신이 과이도 의장과 계약했으나 약속한 돈을 지급받지 못했다며, 과이도 의장의 서명이 담긴 계약서와 전화 통화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계약서와 녹음 파일의 진위는 불분명하다.
미국 등 60여 개국으로부터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받고 있는 과이도 의장은 계약 사실과 구드로와의 관계를 전면 부인한다.
그는 마두로 측이 구드로 작전에 미리 잠입한 후에 그들이 실행하길 기다려 학살했다고 비난했다.
미국 정부 역시 이 모든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베네수엘라에서 체포된 미국인과 관련해 "소식을 방금 들었다"며 "우리 정부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정부의 관련성을 부인하며 "만약 우리가 개입했다면 결과가 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체포된 미국인들의 석방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마두로 정부가 최근 베네수엘라에서 벌어진 교도소 폭동 참사 등으로부터 관심을 돌리기 위해 고의로 허위 사실을 퍼뜨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마두로 대통령은 "트럼프가 주말에 발생한 일에 대해 모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번 일과 관련한 조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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