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총리 공석' 반년만에 가까스로 내각 구성

입력 2020-05-07 17:03  

이라크, '총리 공석' 반년만에 가까스로 내각 구성
코로나19·경제난 해결 과제…미·이란 사이서 균형 '난제'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라크 의회가 무스타파 알카드히미 총리 지명자가 제출한 내각 명단을 6일(현지시간) 승인했다고 이라크 총리실이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12월 1일 아델 압둘-마흐디 총리가 반정부 시위 유혈 진압의 책임을 지고 사퇴서를 제출한 뒤 반년 만에 이라크 정부가 구성됐다.
총리 지명권이 있는 이라크 대통령이 그간 차기 총리로 지명한 2명이 의회의 승인을 얻지 못하면서 압둘-마흐디 총리가 이끄는 내각은 사퇴하지도 못하고 임시로 이라크의 국정 전반을 운영했다.
의회가 내각을 승인함에 따라 알카드히미 지명자도 총리로 공식 임명됐다. 올해 53세인 알카드히미 신임 총리는 지명 직전까지 국가정보원(NIS) 원장이었다.
시아파 출신인 그는 사담 후세인 통치 시절 정치적 탄압을 피해 유럽에 체류해 반정부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2003년 후세인 정권이 몰락하자 귀국해 국영 언론사 출범, 인권 보호 단체에 일조했다.
2016년 6월 당시 하이데르 알아바디 총리는 그를 국가정보원장으로 발탁했다.
그는 의회의 승인 뒤 트위터에 "이라크는 현재 역사상 중요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 안보와 안정, 이라크의 번영이 우리의 길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라크 의회는 그러나 정파간 이견으로 요직인 석유, 외무 장관에 대한 승인 표결을 미뤘고 법무, 농업, 통상 장관은 부결해 새 내각은 미완성으로 출범하게 됐다.
이라크 총리 자리가 반년간 공석이 된 것은 의회의 정파간 정쟁 탓이다.
의원내각제인 이라크는 의회에서 추천한 총리 후보를 대통령이 지명하는데 현재 이라크 의회 구성이 압도적인 의석을 확보한 정파가 없는 탓에 연정을 이뤄야 한다.
정당이 없고 소속 구분이 느슨한 정파가 이합집산하는 형태여서 심지어 어느 정파 연대체가 최다 의석인지를 놓고도 논란이 벌어질 만큼 혼란스럽다.
이라크 의회의 정파는 종파, 민족으로 나뉠 뿐 아니라 친미와 친이란 진영의 대립이 첨예하다.
지난 반년간 총리 지명자 2명이 의회의 승인을 받지 못해 내각 구성에 실패한 것도 친미와 친이란 정파가 자신의 원하는 인물을 내각에 진출시키려 하는 정치적 주도권 경쟁 탓이었다.


알자지라 방송은 "알카드히미 총리는 의회의 승인을 받으려고 주요 정파가 장관을 선택하도록 해 그들을 만족시켜야 했다"라며 "그는 자신의 내각을 구성하는 데 10% 정도밖에 선택권이 없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새 총리가 야심차게 새로운 정책을 내놓아도 이를 실행할 만한 권한이 있는지는 두고 봐야 한다"라고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라크 관리들을 인용해 알카드히미 신임 총리가 미국과 이란 모두가 받아들일 만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6일 낸 성명에서 이라크 내각 구성을 환영한다고 발표하고 알카드히미 총리와 전화했다.
이라즈 마스제디 주이라크 이란 대사도 트위터에서 "이라크 새 내각의 시작을 축하한다. 이라크 정부와 국민의 성공을 기원한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라크 새 내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유가 폭락, 만성적인 경제난과 민생고 등 시급한 현안을 해결해야 하고 최근 다시 고개를 드는 이슬람국가(IS) 잔당을 진압해야 한다.
밖으로는 이라크가 미국과 이란의 '전장'이 되지 않도록 이들의 막강한 영향력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이라크의 주권을 방어해야 하는 난제도 새 내각 앞에 놓였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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