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용병들의 실패한 '마두로 체포작전', 미국 정부는 알았을까

입력 2020-05-08 09:14  

미 용병들의 실패한 '마두로 체포작전', 미국 정부는 알았을까
베네수엘라 야권 관여 정황 속속 확인…미 정부 연결고리는 미확인
"미 정부 지원한 작전이라기엔 지나치게 허술"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미국 전직 군인들이 연루된 베네수엘라 침입 시도 사건의 실체가 속속 드러나면서, 이 실패한 작전에 미국 정부가 얼마나 개입돼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증폭되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부는 자국서 체포된 미국인들의 '자백' 영상을 잇달아 내보내며 미 정부의 연루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고, 미국은 전면 부인하는 상황이다.
7일(현지시간) 크리스 머피(코네티컷) 의원을 포함한 미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3명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에게 서한을 보내 정부가 이번 사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물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의원들은 서한에서 "미국 정부가 이 작전을 몰랐든지, 아니면 알고도 진행하도록 했는지 둘 다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마두로는 독재자이고 베네수엘라 국민은 다시 민주주의 안에서 살아야 한다"며 "그러나 이는 전쟁 모험주의가 아닌 활발하고 효율적인 외교를 통해 쟁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 3일 수도 카라카스 인근 해안도시 라과이라에서 "테러리스트 용병"들의 침입 시도를 저지했으며, 이 과정에서 8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날까지 모두 23명이 당국에 체포됐다.
미 육군 특수부대 그린베레 출신으로 민간 보안회사 실버코프 USA의 설립자인 미국인 조던 구드로(43)가 곧바로 "베네수엘라 해방을 위해" 자신이 참여한 작전임을 시인했다.



이후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들은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는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 측 인사들이 구드로와 접촉한 것은 사실이라고 보도했다.
과이도 의장은 그동안 구드로와의 관계를 부인해왔으나, WP는 지난해 10월 야권 인사들과 실버코프가 마두로 정권 전복을 목적으로 계획한 작전 내용이 담긴 문서를 공개했다.
다만 과이도 측은 이후 구드로의 비용 선지급 요구 등으로 관계가 악화하면서 계약이 끝난 것으로 여겼다고 WP는 보도했다.
과이도 의장은 미국 등 60여 개국이 베네수엘라의 합법적인 지도자로 여기는 인물로, 지난 2월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과이도를 '미국의 꼭두각시'로 불러온 마두로 대통령은 이번 사건의 배후가 미국 정부라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번 일과 관련해 체포한 미군 출신의 루크 덴먼(34)과 에이런 베리(41)의 진술이 담긴 영상을 6일과 7일 차례로 국영 방송사를 통해 공개했다.
이들은 공항과 대통령궁을 점거해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후 비행기에 태워 미국으로 데려가려 했다고 말했다.
덴먼은 "구드로에게 명령하는 자가 누구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덴먼은 대답 직후 재빨리 카메라 밖으로 시선을 돌렸는데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출신의 에프레임 매토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는 특수부대원들이 자신이 거짓말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미 언론도 구드로의 작전과 미 정부의 뚜렷한 연결고리를 발견하진 못했다.
구드로는 WP에 자신이 마이크 펜스 부통령 보좌관을 통해 정부의 지원을 얻으려 했으나 실패했다고 말했다. 부통령실은 구드로와의 어떤 접촉도 없었다고 부인했다.
과이도 측 인사인 J.J. 렌돈도 작전을 검토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미 관리들과 공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드온 작전'이라고 명명된 구드로의 침입 시도가 지나치게 허술했다는 점에서 미 정부 개입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의견도 있다.
전직 미 특수부대원 몇 명과 콜롬비아에서 도피 중인 베네수엘라 군 출신 50∼60명이 군과 경찰, 정보기관을 장악하고 있는 마두로 정권을 상대로 펼치기엔 너무 무모한 일이었다는 것이다.
미 정부의 한 관계자는 WSJ에 이번 침입 작전에 참여한 이들이 조직적이지도 않고 장비도 제대로 못 갖춘 능력 부족인 용병들이라고 표현했다.
지난해 가을 콜롬비아에서 구드로가 훈련시키던 베네수엘라 군 출신들을 만났다는 네이비실 출신 매토스는 뉴욕타임스(NYT)에 "그들은 미 정부가 작전을 지원한다고 믿는 듯했으나 난 매우 의심스러웠다. 그들은 먹을 음식도 제대로 없었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미 정부의 관련성을 부인하며 "만약 우리가 개입했다면 결과가 달랐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미국 정부의 직·간접적인 관여 여부와 무관하게 미국으로선 자국민이 베네수엘라에서 체포된 데다 마두로에겐 의기양양한 선전의 기회를 줬다는 점에서 이번 실패한 작전이 반갑지 않은 상황이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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