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장군 유품인 사진과 권총집 죽을 때까지 간직할 것"

입력 2020-06-09 10:03  

"홍범도 장군 유품인 사진과 권총집 죽을 때까지 간직할 것"
외손녀 인터뷰 "외할아버지도 조국에 묻히는 것을 원하셨을 것"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내가 죽을 때까지 외할아버지의 유품을 간직할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독립운동가 여천(汝千) 홍범도(洪範圖·1868∼1943) 장군의 유해를 한국으로 모셔오겠다고 밝힌 가운데 러시아 연해주(州) 중부도시인 스파스크달니시(市)에 사는 홍 장군의 외손녀 김 알라(78)씨는 9일 연합뉴스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외할아버지의 유품은 우리 가족의 자존심"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홍 장군은 카자흐스탄 크질오르다주(州)에 안장돼있다.
김 씨는 홈 장군의 유해가 카자흐스탄에서 한국으로 옮겨져 안장되는 것과 관련 "카자흐스탄도 묘지 상태가 괜찮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외할아버지가 조국에 묻히는 것을 원하셨을 겁니다"라면서 정부의 유해 송환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봉오동 전투 전승 100주년인 지난 7일 SNS에 "코로나19 때문에 늦어졌지만, 이역만리 카자흐스탄에 잠들어 계신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조국으로 모셔와 독립운동의 뜻을 기리고 최고의 예우로 보답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카자흐스탄 국빈방문 당시 홍 장군의 유해를 봉환할 것을 요청했고, 이후 카자흐스탄 정부가 협조를 약속해 양측이 실무협의를 해 왔다.



김씨는 현재 자신이 보관하고 있는 홍범도 장군의 유품에 대해서는 죽을 때까지 간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씨는 홍 장군의 사진과 권총집, 선생이 지니고 다녔다는 헝겊으로 된 낡은 문서보관첩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이는 모두 자신의 모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유품이다.
홍 장군은 1922년 옛 소련의 지도자 블라디미르 레닌의 초청으로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홍 장군은 당시 레닌에게 권총을 선물 받기도 했는데 사진 속에는 그때 받은 권총을 차고 있는 홍 장군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홍 장군과 관련해 국내에 가장 널리 알려진 사진이기도 하다.
김씨는 "사진은 외할아버지의 셋째딸인 내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유품으로 남긴 것"이라면서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다른 유품들은 모두 태워버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전화하는 모든 한국 사람들이 사진을 달라고 부탁했다. 그 가운데 일부는 나에게 많은 돈을 주겠으니 (홍 장군의 사진을) 팔라고까지 했다"며 "사진은 외할아버지에 대한 소중한 기억을 일으키는 유품인 만큼 내가 죽을 때까지는 간직할 것"이라고 했다.



카자흐스탄 크질오르다에서 태어난 김씨는 어릴 적 부모와 함께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로 이주했다가 1960년 모친과 함께 러시아 연해주 스파스크달니시로 돌아왔다. 김씨의 슬하에는 2명의 딸이 있다.
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외출도 하지 못하고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밝혔다.
1868년 평안북도 자성에서 태어난 홍 장군은 1907년부터 북한의 함경도 지방과 중국, 러시아를 오가며 항일무장독립 투쟁을 벌였다.
홍범도 장군은 1920년 6월과 9월 중국 만주 봉오동과 청산리에서 일본군을 공격, 대승을 거둔 바 있다.
vodcas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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