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전 총리부부 "경찰이 압수한 명품핸드백 훼손…배상하라"

입력 2020-06-11 10:57   수정 2020-06-11 11:19

말레이 전 총리부부 "경찰이 압수한 명품핸드백 훼손…배상하라"
부패 혐의 나집 전 총리 부부 주장에 국민들 "참으로 대단한 부부" 조롱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전 총리의 부인 로스마 만소르 측 변호사가 부패 스캔들 재판에서 "경찰이 압수한 명품 핸드백 500개에 매직펜으로 일련번호를 써 훼손했다"고 주장해 관심이 쏠렸다.



11일 뉴스트레이츠 타임스 등에 따르면 전날 쿠알라룸푸르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나집 전 총리 부부의 변호인 무하맛 샤피 압둘라는 "경찰이 매직펜으로 가방에 일련번호를 써 상품에 대한 존중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공무원들은 귀중한 제품을 부주의하게 다뤘고, 손해가 수백만 달러에 이를 수 있다"며 "정부는 피해를 배상하거나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등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말레이 경찰은 수사 당시 나집 전 총리 일가의 집과 아파트 등을 수색해 2억7천만 달러(3억2천억원) 상당의 사치품을 압수했다.
핸드백 500개 중 상당수는 개당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호가하는 에르메스 버킨 백, 샤넬과 구찌, 베르사체 등 명품이었다.
압수품 가운데 보석이 1만2천점을 차지했고, 고가의 시계, 신발 등도 포함됐다.
나집 전 총리 부부는 이 물건들이 '대가성 없는 선물'이라고 주장해왔다.
나집 전 총리 부부는 최근 말레이시아 중앙은행 금고에 보관된 압수품의 상태를 확인하면서 가방에 적힌 번호를 발견하고 변호사를 통해 이날 문제를 제기했다.
이 소식을 들은 말레이시아인들은 "그 핸드백들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참으로 대단한 부부다"는 등 조롱 조의 반응을 내놓았다.

'말레이판 이멜다' 前총리 부인, 돈세탁 등 17개 혐의 재판 / 연합뉴스 (Yonhapnews)

나집 전 총리는 총리 재직 시절 경제개발 사업을 하겠다며 2009년 '1MDB'라는 국영투자기업을 설립한 뒤 이 회사를 통해 본인과 측근들이 총 45억 달러(5조2천억원)를 유용한 혐의로 재판받고 있다.
부인 로스마도 남편의 비자금 조성·자금세탁에 관여하고, 오지 학교 시설개선 사업과 관련해 수백억 원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로스마는 연간 1억원 남짓인 남편의 연봉 외엔 마땅한 소득이나 물려받은 재산이 없으면서 다이아몬드 수집을 취미로 삼는 등 사치 행각을 벌여 '말레이시아판 이멜다 여사'로 불렸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의 부인 이멜다는 대통령궁에서 1천켤레가 넘는 신발이 발견되는 등 '사치의 여왕'으로 꼽힌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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