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회의 플랫폼 '줌', 톈안먼사태 추모포럼 연 계정 폐쇄 논란

입력 2020-06-11 15:25   수정 2020-06-11 15:26

화상회의 플랫폼 '줌', 톈안먼사태 추모포럼 연 계정 폐쇄 논란
톈안먼 시위 주역, 5월 31일 줌 통해 톈안먼 추모 포럼 개최
250여명 참여…줌, 중국 참여자 법규 위반했다며 계정 폐쇄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의 '6.4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톈안먼 사태) 31주년을 맞아 미국에 망명한 반체제 인사들이 미국의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Zoom)의 계정을 통해 추모 포럼을 개최하자 이 회사가 관련 계정을 폐쇄해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톈안먼 민주화 시위 당시 학생 지도자 중 한 명으로 미국에서 망명 생활을 하는 저우펑숴(周鋒鎖)는 지난 5월 31일 화상회의 플랫폼 줌을 통해 톈안먼 사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포럼을 개최했다.


이 화상 포럼에서는 톈안먼 민주화 시위 당시 아들을 잃은 장셴링(張先玲) '톈안먼 어머니회' 대표와 시위에 가담했다가 17년간 옥살이를 한 중국의 반체제 인사 둥셩쿤이 미리 녹화된 동영상을 통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중국 당국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장 대표는 "수 십년 동안 우리는 정부와 맞서고 있다"면서 "우리는 중국 정부에 학살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즉각 사과하고 배상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톈안먼 31주년을 앞두고 중국 공안의 철저한 감시를 받는 상태라고 전하기도 했다.
둥셩쿤은 "31년 전의 민주적이고 애국적인 운동을 많은 사람이 잊고 있지만, 그것(톈안먼 민주화 시위)은 우리에게 매우 무거운 의미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절대 잊지 않았으며, 잊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
3시간 동안 진행된 화상 포럼에는 약 250명이 참여했으며, 참가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중국에서 접속을 한 사람들이었다.
톈안먼 추모 화상 포럼을 개최한 지 얼마되지 않은 지난 7일 저우펑숴는 이 포럼을 위해 개설한 줌의 계정이 폐쇄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계정 폐쇄 이유에 대해 줌 측은 포럼에 참가한 중국 측 참여자들이 '중국의 법'를 위반했기 때문에 조처를 했다고 밝혔다.
줌 측은 중국 측 참여자들이 중국의 어떤 법규를 위반했는지, 또 중국 당국과 접촉한 이후에 계정을 폐쇄했는지 등을 물은 데 대해 자세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저우펑숴는 전했다.
줌 측은 자세한 이유를 밝히지 않는 채 10일(현지시간)까지 계정을 다시 활성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에서 '휴매니테리언 차이나'라는 반체제 조직을 이끄는 저우펑숴는 줌 측의 조치에 대해 "명백한 검열"이라면서 분노를 표시했다.
톈안먼 사태는 중국 공산당 정권이 1989년 6월 4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학생과 시민들을 무력으로 진압해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을 말한다.
정확한 희생자 수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서방 세계에서는 약 3천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톈안먼 사태를 떠올리는 것조차 금기시하고 있다. '6.4' '톈안먼' 등은 중국의 SNS에서 검색조차 되지 않는다.
한편 줌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와 기업의 원격회의, 학생들의 온라인 수업이 늘면서 줌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줌의 주가와 기업가치도 폭등했다.
줌의 설립자 겸 CEO인 에릭 위안은 중국 산둥(山東)성 출신이다.
하지만 정보 유출 논란이 일면서 미국과 독일, 호주, 대만 등의 정부 기관과 기업 등에서는 줌의 사용을 금지하는 조치가 취해졌다.
jj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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