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난 베네수엘라서 '말 도둑'까지…챔피언 경주마도 도축돼

입력 2020-06-13 05:29  

식량난 베네수엘라서 '말 도둑'까지…챔피언 경주마도 도축돼
경마대회 여러차례 우승한 유명 말, 사라진뒤 뼈 일부만 발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베네수엘라에서 유명 경주마가 도난당한 후 잡아먹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12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엘디아리오, AP통신 등에 따르면 '오션베이'라는 이름의 갈색 경주마가 베네수엘라 토코론의 한 농장에서 사라진 것은 지난 7일 밤이었다.
이튿날 인근 마을에서 오션베이 뼈의 일부가 발견됐다.
경찰은 누군가가 훔쳐다 잡아먹은 것으로 보고 수사에 나섰지만, 아직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오랜 경제 위기 속에 국민의 식량난도 심화하는 베네수엘라에선 최근 이 같은 말 도난 사건이 잇따랐다.
오션베이가 사라진 농장에서도 3개월 전 오션베이의 어미를 포함한 7마리의 순종 말들이 도난당해 고기가 됐다.
엘디아리오는 2016년 카라카스 한 동물원에서 말이 사라져 도축된 채 발견된 것을 시작으로 비슷한 사건이 잇따랐다고 전했다.
오션베이의 경우 유명 경주마라는 점에서 더 충격을 줬다.
오션베이는 지난 2016년 베네수엘라 트리플크라운 시리즈 3대 경마 대회 중 2개를 제패하는 등 지금까지 모두 8번 챔피언이 됐다.
오션베이 조련사였던 라몬 가르시아는 트위터에 "무방비 상태의 동물을 훔쳐 잡아먹다니, 인간성과 상식, 존중은 어디로 갔는가"라며 "내가 자라온 베네수엘라와는 너무 다르다"고 한탄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사람들이 말을 훔쳐 잡아먹는 지경까지 이르게 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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