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유동성 잔치' 당분간 지속…자산거품 경고등

입력 2020-06-14 06:07  

초저금리 '유동성 잔치' 당분간 지속…자산거품 경고등
부동산 불안 조짐에도 "실물경제 회복까진 유동성 공급" 전망 우세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김다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실물경기는 비명을 지르고 있지만 역대 최대 규모로 풀린 유동성은 자산시장을 달구는 모양새다.
코스피는 2,200선을 육박하며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돌아갔고 서울을 포함한 부동산 시장도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세로 전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산시장에 거품이 끼고 있다는 경고가 나오지만, 실물경제가 되살아날 때까지는 유동성 공급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 시중에 풀린 돈 3천조 돌파…"온갖 자산가격 다 올라"
코로나19 공포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최근 증시와 부동산의 깜짝 회복세를 이끈 최대 요인으로 시중에 풀린 막대한 규모의 유동성이 첫 손에 꼽힌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광의 통화량(M2 기준)은 3천18조6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중 통화 및 유동성 지표 중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M2가 3천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1~3차에 걸쳐 60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했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연 0.5%까지 낮추면서 막대한 돈이 시중에 풀리고 있다.
불어난 유동성은 자산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12일까지 유가증권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액은 9조4천239억원으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였던 2011년(6조8천631억원)을 2조원 이상 웃돌았다.
증시에 대한 관심 속에서 코스피는 코로나19 충격을 딛고 2,200선 돌파를 넘보기도 했다.
서울 아파트에 대한 매수심리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주(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0.8을 기록했는데, 이 지수가 100선을 넘긴 것(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의미)은 3월 마지막 주 이후 10주 만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넘치는 돈으로 주식과 부동산 등 온갖 자산 가격이 다 상승하고 있다"며 "(경기에 민감한) 유가와 구리도,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도 다 올랐다"고 분석했다.


◇ 실물경기 회복 '먼 길'…자산 가격과 괴리 커져
문제는 실물경기가 '유동성 잔치'가 벌어지는 자산시장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SI)는 77.6으로 반등세를 보였지만, 기준선인 100을 크게 밑돌았다.
기업심리를 보여주는 지난달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49를 기록해 2009년 2월(4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풀린 돈이 실물경제로 제대로 흘러가지 못하고 자산 가격만 부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를 낮추고 재정도 풀지만 그 돈이 가장 어려운 기업, 가장 어려운 가계로 가진 않는다"며 "없는 사람들에게 유동성이 적셔지지 않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잉여가 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완화적 통화정책의 목적은 기업 투자 진작, 적극적 소비 이행, 고용 증가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며 "그러나 코로나19라는 불안 요인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실물경제는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지 못하고, 자본시장과의 괴리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 "심장 안 뛰는데 인공호흡 못 멈춰"
자산 가격 거품이 나타나고 있지만, 시장과 학계는 실물경제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돈풀기를 중단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장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양적완화가 빈부격차를 심화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됐다"며 "그러한 부작용에도 불구, 현 상황은 모든 분야에서 자금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유동성 확대는 필요악처럼 도입되고 유지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윤 연구원도 "자산 가격이 더 오를 수도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실물경제가 올라와야 한다는 것"이라며 "심장이 안 움직이는데 팔다리가 붓는다고 인공호흡을 멈출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미 향후 2~3년간 '제로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활동 셧다운이 해소되고 실물경제가 정상화할 때까지 초저금리를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시장에 분명히 드러낸 셈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유동성 회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시기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은 위원장은 "터널 끝으로 가면 대출해준 것은 다 회수할 것"이라며 "언젠가 그때가 온다는 점을 감안해달라"고 주문했다.
sj99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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