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주탐사 최강국 '굳히기' vs.중국 우주굴기 '뒤집기'

입력 2020-07-03 16:55  

미국 우주탐사 최강국 '굳히기' vs.중국 우주굴기 '뒤집기'
화성탐사선 발사 놓고 우주서도 자존심 건 패권 대결
'퍼서비어런스' 세 차례 연기 '불안', 톈원-1호 고위험 고려 홍보 자제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세계 패권을 놓고 다퉈온 미국과 중국이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 사이에 잇달아 화성 탐사선 발사에 나서 우주에서도 최강국 자리를 놓고 자존심을 건 대결을 벌인다.
지구와 화성의 공전 궤도와 거리 등을 고려해 26개월마다 열리는 '발사의 창'에 맞추려다 보니 두 나라가 며칠 차이로 발사에 나서면서 세계의 이목 앞에서 적나라한 평가를 받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아폴로 계획 이후 우주탐사를 주도해온 미국은 발사계획을 세 차례 연기 끝에 이달 30일부터 8월 15일 사이에 아틀라스 Ⅴ 로켓에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 로버를 실어 보내는 '마즈(Mars) 2020 퍼서비어런스' 발사에 나선다. 굴
지난해 인류 최초로 달의 뒷면에 탐사선을 착륙시키며 우주 굴기(?起)를 과시한 중국은 이보다 앞선 이달 20~25일에 화성 탐사선 '톈원(天問)-1호'를 창정(長征)-5B 로켓에 실어 화성으로 보낸다.
◇ 화성탐사 독보적 지위 미국 '굳히기' 성공하나

우주 탐사, 그 중에서 '붉은행성'이라는 별칭을 가진 화성 탐사에서는 미국이 다른 나라가 범접할 수 없는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하고 있다.
인류가 1997년 '소저너'(Sojourner)를 시작으로 스피릿과 오퍼튜니티, 큐리오시티 등 화성에 보낸 로버 4대가 모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만든 것이다.
화성의 고대 삼각주로 추정되는 '예제로(Jezero) 크레이터'에 착륙해 미생물의 흔적을 찾는 임무를 띤 퍼서비어런스는 인류의 5번째이자 NASA의 5번째 화성 탐사 로버다.
인류의 화성탐사 역사가 곧 NASA의 역사일 만큼 다른 나라를 크게 앞서가고 있다.
이는 미국이 퍼서비어런스를 통해 9번째 성공에 도전하는 화성 착륙에 아직 성공한 나라가 없다는 데서도 알 수 있다. 인류 최초의 화성 착륙 기록은 1971년 12월 2일 옛 소련의 '마즈3호'가 갖고 있지만 착륙 수초 만에 화염에 휩싸여 진정한 착륙 성공으로 보기는 어렵다.
미국이 화성 탐사에 많은 경험과 탁월한 기술력을 구축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성공을 보장받은 것은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주요 시설이 폐쇄되는 등의 어려움 속에서 최종 발사 준비를 진행하고 있지만, 막판에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초 이달 17일 이후로 발표됐던 발사 일정은 페어링과 로켓 장착 등의 절차가 지연되면서 20일, 22일로 두 차례 연기된 끝에 이달 30일 이후로 다시 늦춰진 상태다.
NASA는 8월 11일까지로 제시한 발사 목표 일을 15일까지로 연장하고 추가로 더 늘릴 수 있는지를 검토 중이다.
NASA가 이번 발사 기회를 놓치면 2년여를 더 기다려야 해 비용이 5억~30억달러가량 추가되며 눈덩이처럼 불어 달 복귀계획을 비롯한 장기적인 우주탐사 프로그램이 틀어질 수 있다.

◇ '우주굴기' 중국 뒤집기 가능할까

중국은 지난해 초 달의 뒷면에 '창어(嫦娥) 4호'를 착륙시키면서 미국과는 격차가 있지만, 달착륙에 성공한 몇 안 되는 우주강국 대열에 올라섰다.
톈원-1호는 중국의 첫 행성 탐사 임무를 수행할 탐사선으로 궤도선과 착륙선, 로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우주 탐사에 뒤늦게 뛰어들어 화성탐사 1단계인 화성 궤도 진입조차 못 해봤지만 톈원-1호를 통해 이를 단숨에 만회하는 야심 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화성 탐사는 지난 2011년 러시아가 화성과 위성 포보스 탐사를 위해 발사한 '포보스 그룬트'에 같이 탑재된 궤도선 '잉훠(螢火)-1호'가 전부인데, 지구 궤도를 떠나지 못하고 지구대기로 추락하고 말았다.
톈원-1호는 성공적으로 발사되면 약 7개월의 비행 끝에 내년 2월쯤 화성 궤도에 도착하게 된다.
퍼서비어런스가 내년 2월 18일 착륙을 시도하는 것과 달리 톈원-1호는 몇개월간 궤도를 돈 뒤에야 착륙선을 분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톈원-1호 로버는 착륙선이 표면에 착륙한 뒤 태양광을 동력으로 화성시간으로 90일(1 SOL= 24시간37분 23초)이상 과학탐사를 진행하게 된다. 무게는 약 240㎏으로 퍼서비어런스의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지표투과레이더'(GPR)을 비롯해 6대의 과학 장비를 탑재하고 있다.
톈원-1호 궤도선은 지구로 통신을 중계하는 역할을 하며, 화성시간으로 1년(약 23개월) 이상 궤도를 돌며 임무를 수행한다.
미국의 과학전문 매체 '사이언스 매거진'은 NASA가 퍼서비어런스 발사준비 과정을 미주알 고주알 공개하며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것과 달리 중국국가항천국(CNSA)은 과학자들의 언론 접촉을 허가하지 않고 취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우주분야 소식통들은 CNSA가 실패할 확률이 큰 탐사임무에 대한 기대감을 줄이려고 홍보를 피하고 있는 것으로 믿고있다고 전했다.

화성은 달과 달리 대기가 있어 착륙 중 마찰열이 발생하지만 낙하산을 지탱할만큼 강하지 않아 역추진 엔진도 갖춰야 하는 등 착륙과정이 까다롭다. 지금까지 18차례의 착륙시도 중 절반 가까이가 도중에 폭발하거나 교신이 끊기는 등 실패한 사례에서도 이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이 톈원-1호 임무에 성공하면 국가 안보를 이유로 국제우주정거장(ISS) 참여를 배제해온 미국과 어깨를 견주는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은 톈원-1호 발사 이외에 올해 안에 월석을 회수할 창어-5호 발사, 2022년 새 우주정거장 완성 등도 계획해 놓고 있다.
중국은 톈원-1호와 창어-5호 계획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미국이 유럽우주국(ESA)과 공동으로 추진 중인 화성 암석·토양 샘플 수거 일정과 비슷한 2030년께 비슷한 시도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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