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 신임 공무원에 '충성 서약' 요구

입력 2020-07-09 12:34  

홍콩 정부, 신임 공무원에 '충성 서약' 요구
기존 공무원도 승진·전보 때 요구돼…야당 "백색테러" 비판
국가안보공서 현판식에 中 공안부 부장조리 참석 '눈길'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지난 1일부터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이제 홍콩에서 공무원이 되려면 홍콩 정부에 대한 '충성 서약'을 해야만 한다.
홍콩보안법은 외국 세력과 결탁,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행위 등을 금지·처벌하고, 홍콩 내에 이를 집행할 기관을 설치하는 내용을 담았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에서는 지금껏 중요 직위의 공무원이나 사법 부문의 공무원만 충성 서약을 요구받았다.
하지만 홍콩보안법 시행으로 인해 지난 1일 이후 임명되는 모든 공무원은 '서면'으로 홍콩 정부에 대한 충성과 홍콩의 실질적인 헌법인 기본법에 대해 지지를 맹세해야 한다.
기존에 임명된 공무원이라도 승진·전보의 대상이 되거나, 치안·정보·법무 등 '중요하거나 민감한' 분야에 종사하는 공무원, 정책 결정을 하는 고위 공무원 등은 충성 맹세를 해야 한다.
홍콩보안법 6조는 공직을 맡는 홍콩인은 서면이나 구두로 홍콩 정부에 대한 충성 맹세를 하도록 규정했다.
이는 홍콩 공무원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홍콩의 일부 공무원은 지난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에 활발하게 참여했으며, 그 결과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성향의 신(新)공무원노조가 만들어졌다. 이 노조는 3천200여 명의 조합원을 거느리고 있다.
홍콩 야당과 노동계는 공무원에 대한 충성 맹세 요구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다.
우치와이(胡志偉) 홍콩 민주당 주석은 "충성 맹세 요구는 '백색테러'와 같은 것"이라며 "이는 홍콩 정부가 공무원들을 불신하고, 표현의 자유를 통제하길 원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질타했다.
신공무원노조의 마이클 응간 대표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대부분은 충성 맹세 요구에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며 "이를 따르지 않는다면 불합리한 법적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한편 전날 열린 '국가안보공서' 현판식에 천쓰위안(陳思源) 중국 공안부 부장조리가 참석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홍콩 언론은 전했다.
국가안보공서는 홍콩 정부의 홍콩보안법 시행을 감독하고 지도하는 조직이다.
정치범 단속 등을 책임지며 공안부 내에서 위상이 가장 높은 '제1국'을 이끄는 천 부장조리가 국가안보공서 현판식에 참석한 것은 앞으로 홍콩을 확실하게 통제하려는 중국 중앙정부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홍콩 언론은 분석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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