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수상 중국 인권운동가 류샤오보 사망 3주기 맞아

입력 2020-07-13 13:01   수정 2020-07-13 13:24

노벨평화상 수상 중국 인권운동가 류샤오보 사망 3주기 맞아
"중국 내 사회통제, 류샤오보 생전보다 더 심해져"
국경없는기자회 "중국 내 언론인·인권운동가 114명 투옥"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2017년 7월 13일 간암으로 세상을 떠난 중국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의 사망 3주기를 맞아 홍콩 재야단체가 주최하는 추모식이 열린다.
13일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支聯會·지련회)는 이날 오전 묵념 행사를 한 후 오후 8시에는 추모사 낭독, 연주회, 시 낭송 등으로 이뤄진 류샤오보 사망 3주기 추모식을 열기로 했다.
류샤오보는 2008년 12월 세계인권의 날에 '08헌장'을 발표해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 등 광범위한 민주개혁을 요구했으며, 이러한 이유로 2009년 12월 국가전복선동죄로 징역 11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그는 이 같은 민주화 활동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2010년 노벨평화상을 받기에 이른다.
당시 수감 중이던 류샤오보는 노벨평화상을 받을 수 없었고, 노벨위원회 측은 텅 빈 의자에 메달을 걸어주는 이벤트를 하기도 했다.
긴 옥살이로 인해 심신이 탈진한 류샤오보는 2017년 간암에 걸렸고, 결국 같은 해 7월 13일 중국 선양(瀋陽)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사망 전 그가 간절하게 원했던 것은 부인 류샤(劉霞)가 외국으로 이주하는 것이었지만, 남편의 사망 후 류샤는 베이징의 자택에서 가택 연금을 당해 외출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 빠졌다.
류샤가 극심한 슬픔에 빠져 심신이 쇠약해지고 우울증마저 겪자 그의 자유를 요구하는 각국 정부와 지식인, 인권단체의 요구가 빗발쳤고, 결국 중국 정부는 2018년 7월 류샤의 독일 출국을 허용했다.
올해 4월에는 '류샤오보의 여정: 다크호스에서 노벨상 수상자로(The Journey of Liu Xiaobo: From Dark Horse to Nobel Laureat)'라는 제목이 붙은 류샤오보 추모집이 미국에서 발간되기도 했다.
이날 홍콩은 물론 류샤가 있는 독일에서도 인권운동가와 시민단체 등이 주도하는 류샤오보 추모회가 열리며, 이는 온라인으로 생중계된다.
중국 당국은 류샤오보 추모회가 중국 본토 내에서 열리는 것을 막기 위해 삼엄한 감시를 펼치고 있다.
류샤오보 부부의 친구이자 인권운동가인 후자(胡佳)는 "내가 류샤오보 추모회를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 당국은 요원을 파견해 종일 감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후자는 현재 중국 당국의 사회통제가 류샤오보 생전보다 더욱 심해졌다고 전했다.
그는 "'709 검거' 후 많은 인권 변호사가 체포돼 투옥되는 등 중국 당국의 사회통제는 류샤오보 생전보다 더욱 심해졌다"며 "중국 내 민주화 운동가들의 삶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709 검거'는 중국 당국이 2015년 7월 9일 300여 명에 달하는 민주화 운동가와 인권 변호사 등을 대거 체포한 사건을 말한다.
국제 언론감시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는 "현재 중국 내에는 114명에 달하는 언론인과 인권 운동가가 투옥돼 있다"며 "이들 가운데는 무기징역 선고를 받은 사람도 있으며, 최소 10명은 건강이 매우 우려된다"고 밝혔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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