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력차 줄고 이념차 커지는 미중…각국 선택 강요받는다"

입력 2020-07-15 17:03  

"국력차 줄고 이념차 커지는 미중…각국 선택 강요받는다"
NYT "몇 년간 이념적 악순환 빠져…홍콩보안법으로 진영 갈려"
"전선 확대로 작은 분쟁도 군사 충돌로 비화 가능성 직면"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대결 구도가 홍콩과 남중국해 문제는 물론, 무역·기술 분야 등 전방위로 확장, 냉전기의 특징들이 드러나면서 신냉전이 시작됐다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그간 역사학자와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이 신냉전에 돌입했다는 주장에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미국과 소련이 패권 다툼을 벌이던 수십 년 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국제 정세가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각국이 이념 문제로 갈라서기엔 이해관계가 서로 너무나 촘촘하게 연결돼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 1·2위의 경제력과 영향력을 갖춘 두 나라의 갈등이 악화 일로를 걷자 세계 각국 정부는 냉전 시대처럼 어느 편에 설지를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러시 도시 중국 전략계획국장은 미·중 간의 "국력 격차는 줄고 있고, 이념 격차는 더 커지고 있다"면서 몇 년간 두 나라가 끝이 없는 '이념적 악순환'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NYT는 양국 관계가 자유낙하 수준으로 악화하면서 새로운 냉전의 토대를 마련했고, 전선이 각 분야로 확대되면서 작은 분쟁도 군사적 충돌로 비화할 가능성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특히 두 강대국은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페르시아만 지역을 넘어 사이버 및 우주 공간에 이르기까지 이해가 충돌하는 모든 곳에서 패권을 놓고 다투며 깊은 불신과 적개심을 쌓고 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더해지면서 갈등의 골은 올해 미국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극복할 수 없는 수준까지 치달은 상황이다.
미국은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는 의미의 '쿵 플루'(kung flu)라고 지칭하며 책임 소재를 돌렸고, 중국은 미국이 바이러스 억제 실패를 가리기 위해 중국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고 반발했다.



첨예한 냉전 양상이 나타난 대표적 전선은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다.
지난달 30일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짐바브웨 등 53개국이 홍콩보안법을 지지한다고 서명했다.
반면, 호주와 뉴질랜드, 유럽의 민주주의 진영 국가 등 27개국이 이에 반대하며 중국을 비난했다. 마치 냉전기처럼 두 개의 세력권으로 쪼개진 셈이다.
인도와 홍콩, 영국 등도 중국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높이며 미국이 주도하는 냉전 구도에 적극적으로 편입하는 모양새다.
인도의 경우 그간 해외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중국 소셜미디어 애플리케이션(앱)인 '틱톡'의 최대 시장이었다.
그러나 중국과의 접경인 라다크 지역에서 양측 충돌로 인도군 20명이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반중 정서'가 거세졌고, 인도는 틱톡을 비롯한 중국산 앱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홍콩에서도 홍콩보안법 시행을 계기로 틱톡 운영이 중단됐다.
영국 정부는 5세대(G) 이동통신망 구축 사업에서 내년부터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 장비 구입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이탈리아 최대 통신회사 '텔레콤 이탈리아'(TIM)가 5G 구축사업에 필요한 장비를 화웨이에서 구매하지 않기로 하고, 프랑스 역시 자국 통신회사들에 화웨이 설비 사용 자제를 요구하는 등 유럽에서 화웨이 퇴출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한편 중국은 양국 관계가 급랭한 원인이 미국에 있다고 본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미·중 외교관계가 1979년 수교 이래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대중 정책이 "잘못된 정보로 인한 판단 착오에 근거하며, 감정과 변덕, 매카시즘적 편견으로 가득 차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모든 중국의 투자가 정치적 목적으로 추진되고, 모든 중국 유학생은 간첩이며, 모든 협력 구상에 숨은 의도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s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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