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이라크 총리 만나 친미 정책 '견제'

입력 2020-07-23 03:14  

이란 최고지도자, 이라크 총리 만나 친미 정책 '견제'
"미국은 이라크 정부를 반대하는 적…이라크 주둔 미군 쫓아내야"
이라크 정부의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 체포에 '불만 표시'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21일(현지시간) 이란을 방문한 무스타파 알카드히미 이라크 총리를 만나 미국이 이라크의 내정에 간섭하려 한다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미국은 이라크 총리가 누구냐가 중요하지 않다"라며 "그들은 폴 브레머와 같은 이라크 정부를 원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폴 브레머는 2003년 미국의 침공으로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정권이 붕괴한 뒤 과도시기에 임시 정부 역할을 한 국제동맹군 행정청장이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이란은 이라크를 약화하는 모든 것에 반대하지만 미국의 관점은 우리와 정반대다"라며 "미국은 국민의 손으로 선출된 강하고 독립된 이라크 정부를 반대하는 말 그대로 적이기 때문이다"라고 비난했다.
이어 "솔레이마니 장군(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과 아부 알무한디스(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부사령관)를 암살한 미국의 범죄는 미군이 주둔한 결과다"라며 "미국은 이라크가 초청해 방문한 손님을 죽이고서 뻔뻔하게 이를 자백했다"라고 지적했다.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과 알무한디스 부사령관은 올해 1월 3일 바그다드 공항에서 미군의 무인기 폭격으로 사망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이란은 이라크와 미국의 관계에 간섭하지 않는다"라면서도 "친구인 이라크는 미군 주둔이 어느 나라에서건 부패와 파괴를 낳았다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라크 정부와 의회가 불안을 가져오는 미군을 쫓아내는 결정을 하기 바란다"라고 주문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알카드히미 총리에게 강한 어조로 미국을 비판한 것은 5월 새로 구성된 이라크 내각의 '친미 행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군은 지난달 이란 혁명수비대가 직접 지원하는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하시드 알사비. PMU)의 주요 조직인 카타이브 헤즈볼라 본부를 급습해 조직원 10여명을 체포해 조사한 뒤 석방했다.
이들 조직원은 이라크 내 미국 시설과 미군 기지를 겨냥해 로켓포 공격에 가담한 혐의를 받았다.
시아파 민병대가 이란과 밀접하게 연결됐고, 정치권에도 영향력이 큰 만큼 알카드히미 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이란으로선 마뜩잖은 일이다.
직전 국가정보원장이었던 알카드히미 총리는 미국 정부와 인맥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기도 하다.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시아파 민병대와 관련, "이라크의 큰 축복이며 보호받아야 한다"라고 강조한 점도 친미 행보를 보인 알카드히미 총리를 견제하기 위해서로 해석된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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