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하바롭스크서 3주째 전 주지사 구속 항의 시위…"최대 2만명"

입력 2020-07-25 17:13  

러 하바롭스크서 3주째 전 주지사 구속 항의 시위…"최대 2만명"
야당 소속 푸르갈 전 주지사 석방 요구…푸틴 임명 권한대행 수용안해
권한대행 "외국 세력이 혼란 조장"…'제2의 홍콩 시위 사태' 전망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극동 도시 하바롭스크에서 25일(현지시간)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된 뒤 해임된 전(前) 하바롭스크주 주지사 세르게이 푸르갈 지지자들의 항의 시위가 3주째 이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극우민족주의 성향의 야당인 '자유민주당' 소속 주지사 푸르갈을 해임한 뒤 같은 당 소속의 하원 의원을 주지사 대행으로 임명하며 당의 불만을 무마하려 했지만 성난 민심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현지 유력 언론 매체 RBC 통신 등에 따르면 푸르갈 지지자들은 이날 낮 하바롭스크 시내 중심광장인 레닌광장에 집결한 뒤 시내 중심가를 따라 약 3시간 동안 가두행진을 벌였다.

참가자들은 '나, 우리, 그, 그녀는 푸르갈을 지지한다', '푸르갈을 석방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도시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제한조치로 대중 집회가 금지된 상태라 이날 시위도 당국의 허가 없이 진행됐다.
하바롭스크시 시정부는 이날 시위에 최대 6천500명 정도가 참가했다고 추산했지만, 현지 언론은 참가자가 1만5천~2만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시위 현장 주변에는 경찰 병력이 배치됐으나 체포나 연행 등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푸르갈 전 주지사 구속에 항의하는 하바롭스크 주민들의 시위는 지난 11일부터 주말마다 대규모로 개최돼 오고 있다.
첫 시위가 열렸던 11일에는 하바롭스크 시내 광장과 중심가에 최대 3만5천명이 모였다. 18일에도 최대 5만명이 가두행진에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대는 푸르갈 주지사를 석방하고 유죄 증거가 있으면 수도 모스크바가 아닌 하바롭스크 현지에서 재판을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20일 '신뢰 상실'을 이유로 푸르갈(50) 주시사를 해임하고, 그가 속했던 자유민주당 소속의 신진 하원의원인 미하일 데그탸료프(39)를 권한대행에 임명했다.
푸르갈 해임에 항의하던 자유민주당이 요구해온 '같은 당 소속 인사의 주지사 권한대행 임명' 주문을 수용해 야당의 불만을 무마하려는 시도였다.

러시아 남부 사마라주 출신의 데그탸료프 대행은 곧바로 하바롭스크로 내려가 업무 인수인계를 추진하며 사태를 수습하려 하고 있으나, 현지 주민들은 중앙정부가 내려보낸 그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있다.
데그탸료프는 지난 23일 하바롭스크 시위에 대해 "처음에는 푸르갈 주지사 해임에 항의하는 순수한 시위로 시작됐으나 이후 고의로 혼란을 조장하려는 외국인 등이 현지로 내려왔다"면서 사법당국이 이 사안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위대는 주민들의 자발적 시위라면서 데그탸료프의 주장을 반박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하바롭스크 시위가 홍콩 시위 사태 수준으로 악화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러시아 보안당국은 앞서 지난 9일 하바롭스크에서 푸르갈 주지사를 전격 체포해 수천km 떨어진 모스크바로 압송한 뒤 구속 수사를 벌이고 있다.
푸르갈 주지사는 지난 2004년부터 2년간 극동 하바롭스크주와 아무르주에서 자행된 2건의 살인 사건과 1건의 살인 미수 사건을 주모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기업인 출신인 푸르갈 주지사는 2018년 9월 지방 선거에서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현역 주지사였던 여당(통합러시아당) 후보를 눌러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일각에선 오는 9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크렘린궁이 반(反)중앙정부 성향이 강한 하바롭스크 주지사를 본보기로 삼아 '야권 손보기'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