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집단휴진 강행…우려하던 의료대란은 없었다(종합)

입력 2020-08-07 17:08   수정 2020-08-07 18:53

전공의 집단휴진 강행…우려하던 의료대란은 없었다(종합)
주요 대학병원, 대체 의료인력 투입해 차분히 대응
대전협 1차 결의문서 "의대 정원 확대 전면 재논의하라"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계승현 기자 =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에 반대해 7일 하루 24시간 동안 집단휴진에 들어갔다.
서울 시내 주요 대학병원은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를 대체할 인력을 투입·배치해 평상시와 다름없이 진료를 이어갔다.
사전에 수술 일정 변경과 인력 배치 조정 등을 완료한 덕분에 일각에서 우려했던 '의료 대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 전공의 7일 24시간 업무중단…대학병원 차분히 정상 진료
이날 오전 서울대병원 본원 내과 종합구역 진료실 앞에는 약 10여명이 넘는 환자가 평소와 다름없이 대기 중이었다. 안내판에 '10분 상담 지연' 등이 뜨기도 했지만, 이례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전했다. 외래진료 종료를 앞둔 오후 시간까지 별다른 특이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곳에서 만난 환자 한명은 전공의 집단휴진과 관련해 "어차피 교수님이 진료를 보기 때문에 별다른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역시 평소처럼 정상 진료를 이어갔다. 환자의 대기시간이 과도하게 길어지는 상황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
서울아산병원 혈액내과 외래진료를 대기 중이던 최모(72)씨는 "평소보다 대기시간이 그렇게 길지는 않다"며 "여기는 원래 사람이 많아서 평소에도 오래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응급실도 전공의 대신 전임의와 교수들이 업무를 대체했고, 선별진료소 역시 간호사 등이 배치돼 무리 없이 운영됐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예고된 집단휴진이었기 때문에 사전에 수술과 검사 일정을 조정하고 진료과별로 대체 인력을 배치한 덕분"이라며 "응급실 등에서도 별다른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공의 대신 배치된 전임의, 교수들은 야간에도 입원병동 환자를 살피는 등 당직 근무를 한다.
전국의 주요 병원에서도 눈에 띄는 진료 공백이나 혼란은 없었다. 충남대병원, 부산대병원, 전북대병원 등도 전공의가 빠진 자리에 전임의와 교수들을 배치해 진료 차질을 최소화했다.

◇ 전공의 69.1% 연가 사용…전국 곳곳에서 야외집회
전공의들은 이날 오전 7시부터 8일 오전 7시까지 24시간의 업무중단과 함께 헌혈 릴레이, 야외집회 등의 단체행동을 벌였다.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야외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6천∼8천여명(경찰 추산 4천여명)의 전공의와 의대생 등이 참여했다. 대전에서도 500여명의 전공의가 빗속에서 검은 우산을 쓴 채 우중 집회를 했다.
대전협은 1차 단체행동 결의문에서 "정부는 무분별한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첩약 급여화에 대해 전면 재논의하라"며 "정부는 모든 의료 정책 수립에 젊은 의사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구체적인 기준과 계획이 없는 의대 정원 확대는 의학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과잉 진료를 양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10년간 특정 지역에서 의무 복무하는 지역의사 역시 기간이 종료된 후에는 다시 수도권으로 몰려들어 지역별 불균형을 심화할 것이라고 봤다.
이날 집단휴진 등 단체행동에 참여한 전공의는 전체의 약 70% 정도다. 대전협은 국내 전공의 숫자를 1만6천명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현재 각 수련병원과 연구소 등에서 실제 활동하는 전공의는 1만3천571명이다. 보건복지부에서 확인한 결과 현원 중 연가를 사용한 인원은 9천383명으로 69.1% 수준이다.
이들은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의대 정원 확대와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반대하는 이유 등을 알리는 투쟁도 벌이고 있다.


◇ 박능후 복지부 장관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진료 전공의 집단휴진 매우 유감"
정부는 전공의들의 집단휴진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 전날에는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직접 대전협과 만나 집단휴진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날은 박능후 복지부 장관과 김 차관이 일제히 전공의 집단휴진과 관련해 세브란스병원과 전북대병원을 각각 방문해 환자들의 불편이 없는지 살폈다.
박 장관은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진료 분야에 종사하는 전공의들도 (집단휴진에) 포함됐다는 점에서 보건의료를 책임진 장관으로서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차관 역시 유감을 표한 뒤 "의과대학 정원 확대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뿐만 아니라 지역의 부족한 의료인력을 확충하고 감염병과 같은 특수분야 의료인력과 의과학자 양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절실한 정책"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정부는 집단휴진과 같은 실력행사 방식보다는 대화와 소통에 나서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복지부와 대전협은 소통협의체를 꾸리기로 합의했으며 오는 11일 첫 회의를 열기로 했다.
특히 전공의의 집단휴진이 장기화하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오는 14일로 예고된 대한의사협회 총파업까지 현실화할 경우 진료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동연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집단휴진 등 전공의들의 공백이 장기화했을 때가 문제"라며 "그렇게 되면 필수 업무만 남기고 다른 진료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 부닥쳐 결국에는 환자들이 진료를 받기가 어려워 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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