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이란, 레바논 문제 정상간 전화 '아전인수' 해석(종합)

입력 2020-08-13 06:30  

프랑스-이란, 레바논 문제 정상간 전화 '아전인수' 해석(종합)
AFP "마크롱, 이란 대통령에 레바논 개입 경고"
이란 대통령 "프랑스, 레바논 지원에 이란 초대"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대폭발로 위기에 놓인 레바논 문제를 놓고 전화로 통화했다고 양측 대통령실이 밝혔다.
이 통화를 놓고 레바논에 가장 영향을 크게 미치는 '외세'인 두 나라는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놨다.
프랑스 엘리제궁은 마크롱 대통령이 이 통화에서 "모든 당사국은 외부에서 (레바논에 대한) 개입을 피하고, 긴급상황을 관리할 수 있는 정부 수립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AFP통신은 이에 대해 마크롱 대통령이 대폭발 뒤 레바논의 정치적 위기를 부추기는 이란의 개입에 대해 경고했다고 해석했다.
이란 대통령실은 이날 통화와 관련, "마크롱 대통령이 대폭발로 위기에 직면한 레바논의 정치적 위기를 해결하도록 이란에 도움을 요청했고 레바논 지원을 위한 국제적 행동에 참여해달라고 초청했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로하니 대통령 역시 프랑스 대통령의 초청을 기꺼이 받아들였다"라며 "레바논의 사법부가 폭발의 진상을 규명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매우 중요하고 레바논의 여러 정파가 일치단결할 수 있게 우리 모두 도와야 한다고 프랑스 대통령에게 말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란 국영언론은 두 정상의 통화 사실을 전하면서 레바논 문제보다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완전히 백지화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을 로하니 대통령이 지적했다는 점에 방점을 두고 보도했다.
이란 대통령실은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은 핵합의를 논의할 권리가 없다고 말했고 마크롱 대통령은 '대이란 무기 금수 제재 연장과 관련해 프랑스는 미국과 입장이 매우 다르고 미국에도 이를 확실하게 전달했다'라고 답했다"라고 전했다.
프랑스와 이란은 둘 다 레바논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가진 나라들이다.
1차 대전 종전과 함께 1920∼1943년 레바논을 식민통치(보호령)한 프랑스는 이후에도 레바논이 경제난을 겪을 때마다 지원에 나섰고, 양국 간 인적 교류도 여전히 활발해 레바논과 프랑스의 이중 국적자는 수십만명에 달한다.
레바논은 1차 세계대전 뒤 프랑스가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급조해 건국한 나라라고 할 수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베이루트항의 대폭발 직후인 지난 6일 휴가를 멈추고 급거 레바논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정계 지도자들과 잇따라 회동한 바 있다. 이후 프랑스는 국제사회의 레바논 지원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중동의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 역시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배후 지원하면서 레바논에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그러나 헤즈볼라의 지지로 지난 1월 출범한 레바논 내각은 정치개혁과 경제 회생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다가 폭발사고로 국민적 분노까지 겹치면서 지난 10일 결국 총사퇴를 선언했다.
레바논에서는 국민적 공분을 자아낸 이번 폭발 사건으로 헤즈볼라와 이를 지원하는 이란은 수세에 몰린 형국이다. 프랑스로서는 친이란 성향의 레바논 정부를 교체할 수 있는 국면을 맞은 셈이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마크롱이 레바논을 방문한 지난 6일엔 "이런 민감한 국면을 이용해 일부 (서방) 국가가 물고기를 낚으려 한다. 레바논을 제재했던 적들(서방)의 동정은 외교적 위선"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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