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적' 야권운동가 나발니 '독극물 중독' 증세로 중태(종합2보)

입력 2020-08-20 17:30   수정 2020-08-21 16:22

'푸틴 정적' 야권운동가 나발니 '독극물 중독' 증세로 중태(종합2보)
"공항서 차 마시고 비행기 탔다 의식잃어…비상착륙 여객기서 병원 이송"
내달 지방선거 앞두고 시베리아 방문…반부패 운동 벌여온 반정부 활동가



(모스크바·서울=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이재영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44)가 의식불명 상태로 산소호흡기를 단 채 병원 중환자실(ICU)에 입원해있다고 그의 대변인 키라 야르미슈가 20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AP통신 등에 따르면 야르미슈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나발니가 이날 오전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비행기를 타고 오던 중 기내에서 건강 이상 증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나발니가 탄 비행기가 다른 시베리아 도시 옴스크에 비상착륙했다고 전했다.
야르미슈는 반정부 성향의 인터넷 매체 '메디아조나' 등에 나발니가 비행기를 타기 전 공항 카페에서 차를 마셨으며 기내에서 땀을 흘리다가 화장실에 가서 의식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나발니가 공항 카페에서 차를 마시는 모습과 비행기에서 들것에 실려 구급차로 옮겨지는 모습 등이 올라왔다.
아르미슈는 "나발니가 차에 섞인 무언가 때문에 중독된 것으로 의심된다"면서 "이날 아침에 그가 마신 것은 차밖에 없다. 의사들이 말하길 뜨거운 액체에 섞인 독극물이 더 빨리 흡수된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다른 트위터 글을 통해 입원 중인 나발니가 계속 혼수상태에 있으며 인공호흡기 도움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타스통신은 나발니가 입원한 '옴스크 제1구급병원' 관계자를 인용해 그가 독극물에 노출된 환자를 치료하는 중환자실에 있으며 중태라고 보도했다.
톰스크 현지 나발니 측근은 그가 사흘 간 톰스크에 머무는 동안 건강했으며 이날 아침에도 건강 이상을 호소한 바 없다고 밝혔다.
나발니 측근들은 당국에 사고 조사를 의뢰했으며 경찰이 병원으로 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나발니는 다음 달 1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며칠 동안 시베리아 도시들을 방문해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 의원들의 비리에 관한 자료를 수집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발니는 작년 7월에도 공정선거를 촉구하는 시위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구금된 상태에서 알레르기성 발작을 일으켜 입원한 바 있다. 당시 그의 주치의는 "알 수 없는 화학물질에 중독됐다"는 소견을 밝혔다.
그는 지난 2017년 4월에도 모스크바 시내에서 한 포럼에 참석했다 나오다 괴한이 얼굴에 약물을 뿌리면서 눈 동공과 각막 손상을 입은 바 있다.
나발니는 수십차례 투옥된 바 있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운동가로 푸틴 대통령이 2036년까지 장기집권할 수 있는 길을 연 지난 7월 개헌 국민투표를 '쿠데타', '위헌'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변호사 출신 반부패 운동가에서 야권 정치지도자로 변신한 그는 야권이 극도로 취약한 러시아에서 그나마 푸틴 대통령의 '대항마'로 꼽혀왔다.
지속적인 정권 비판 활동과 불법 시위 조직 혐의 등으로 반복적으로 체포와 구금을 당했다.
그는 2018년 대선에서 푸틴에 도전하려 했으나 과거 지방정부 고문 시절 횡령 혐의에 대한 유죄 판결 때문에 후보 등록을 거부당하기도 했다.
지난 2009년 키로프 주(州) 주정부 고문으로 일하면서 주정부 산하 기업이 소유한 목재를 유용한 혐의로 징역 5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것이 결격 사유가 됐다.
2018년엔 러시아 전역에서 벌어진 연금법 개정 반대 시위를 주도하기도 했다.

jylee2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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