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영상기술 앞에 실체 드러낸 고대 이집트 동물 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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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8-21 11:02  

첨단 영상기술 앞에 실체 드러낸 고대 이집트 동물 미라

첨단 영상기술 앞에 실체 드러낸 고대 이집트 동물 미라
아마포에 싸인 집고양이와 코브라 사인까지 밝혀내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고대 이집트인들이 약 2천년 전 미라로 만든 동물들이 첨단 과학기술 앞에 아마포 속에 감춘 몸체를 생생하게 드러냈다.
영국 스완지대학 이집트센터에서 소장해 온 이 동물 미라들은 지금까지 고양이와 뱀, 새라는 것은 규명됐지만 두꺼운 아마포에 싸여있어 그 이상의 것은 밝혀지지 않아았다.
스완지대학 재료공학과 리처드 존스턴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3차원(3D)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X선 마이크로 컴퓨터단층촬영(CT)을 이용해 미라 속 주인공을 생후 5개월이 안 된 집고양이와 코브라, 황조롱이로 밝혀내고, 그 결과물을 과학 저널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
스완지대학과 네이처 등에 따르면 이번 연구에 활용된 첨단 X선 마이크로 CT는 해상도가 의료용 CT의 100배에 달한다. 이를 활용해 얻은 3D 이미지는 3D 프린트나 3D 영상으로 제작돼 세부적인 사항까지 분석이 가능하게 해줘 미라의 주인공을 확인하는 것을 넘어 미라화 과정과 죽음의 원인 등까지 파악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고양이 미라의 경우 두개골이 아마포에 두껍게 싸여있어 실제 크기는 절반밖에 안 되며 형태상 이집트 집고양이인 것으로 밝혀냈다. 또 턱뼈 안에 숨겨진 못솟은니(unerupted tooth)가 있는 점으로 미뤄 생후 5개월이 안 된 것으로 분석됐다.
목뼈가 부러져 있어 미라로 만들기 전 목을 졸라 죽이거나 미라를 만드는 과정에서 머리를 곧추세우기 위해 부러뜨린 것으로 추정됐다.
새 미라는 뼈의 크기 등을 고려할 때 유라시아 황조롱이와 가장 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똬리를 튼 뱀 미라의 주인공은 어린 이집트코브라(Naja haje)로, 간이 손상돼 있어 살아있을 때 수분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했을 수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골절 형태는 채찍에 맞아 척추가 부러져 죽었다는 점을 보여줬다.



또 뱀의 입안 후두부 입구에서 딱딱하게 굳은 송진이 발견됐는데, 이는 죽은 사람이 사후 세계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해주는 '입 벌리기'(Opening of the Mouth)와 유사한 미라 의식이 뱀에게도 적용됐다는 증거를 처음으로 제시해주는 것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사후 세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믿어 사람의 시신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물들의 사체를 미라로 만들어 함께 매장했다.
동물 미라는 대부분 신과 소통하기 위해 받치는 봉헌물로, 신전의 사제들이 만들어 방문객에게 파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었으며, 이렇게 만들어진 동물 미라가 7천만 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존스턴 교수는 "최첨단 영상 기술인 마이크로CT를 이용해 2천여년 전에 죽은 고대 이집트 동물들의 검시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현대 첨단기술이 먼 과거를 재조명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했다.


eomn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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