醫政 대화 물꼬 텄지만…전임의도 파업 가세하며 진료차질(종합)

입력 2020-08-24 14:05  

醫政 대화 물꼬 텄지만…전임의도 파업 가세하며 진료차질(종합)
서울대병원 전임의 300여명 이날 오전 9시 기해 파업 동참
대학병원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등 환자 진료 연기 잇따라
전공의들 코로나19 진료나서되 단체행동 철회는 '아직'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의대정원 확대 등 의료정책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정부와 의료계가 대화의 '물꼬'는 텄으나 의료계의 단체행동 강도는 계속 높아지고 있어 의료 공백 우려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부는 23일 밤 정세균 국무총리가 단체행동에 나선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와 만나 '진정성 있는 논의의 시작과 전공의들의 코로나19 진료 적극 참여'에 합의,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낳고 있다.
하지만 전공의들의 무기한 파업이 시작된 후 주요 병원은 외래 진료와 신규 환자 입원, 수술 등을 줄이며 한정된 인원으로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진료 예약이 연기된 환자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이번 주에는 전공의에 이어 전임의와 봉직의, 개원의까지 대한의사협회의 제2차 전국의사총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져 진료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이번 주 의사 총파업 벌어지면 진료 차질 '상당'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전임의 288명은 이날 파업을 시작하고 1인 릴레이 시위 등을 벌이고 있다. 복귀 시점은 미정이다.
이로써 서울대병원은 전공의에 이어 전임의 상당수도 업무에서 손을 뗐다. 다만 응급실, 중환자실, 분만실, 투석실 등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필수 업무는 유지하기로 했다.
전임의들은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 '대화 통해 체계적인 공공의료 마련하라'는 피켓을 드는 시위를 이어가고 있으며, 오후에는 헌혈 릴레이 캠페인도 벌이기로 했다.
서울대병원뿐만 아니라 서울아산병원 전임의 일부도 이날부터 파업에 동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애초 알려졌던 것과 달리 전임의 300여명 중 2명만 연차를 쓴 것으로 확인됐다. 휴가 사유는 명확하지 않다.
임상강사, 펠로 등으로 불리는 전임의들은 순차적으로 단체행동에 돌입해 오는 26일로 예정된 의협의 제2차 전국의사총파업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2차 총파업에는 의협의 주요 구성원인 개원의는 물론 전공의, 전임의, 봉직의 등 의사 전 직역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에서는 전공의의 공백을 메웠던 전임의마저 파업에 나설 경우 진료에 상당한 지장이 생길 것으로 우려한다.
서울시내 빅5 병원 관계자는 "신규 환자 유입을 제한하고 수술 건수를 줄이는 등 대처하고 있다"며 "전임의 등이 전부 병원 밖으로 나갈 경우 진료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 외래 진료·입원·수술 감소 불가피…환자 불편 사례 보고
전공의 파업이 지속하면서 주요 대형병원은 외래 진료와 신규 환자 입원, 수술 등을 줄이고 있다. 인력 부족으로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급하지 않은 진료나 수술 등은 환자의 양해를 구해 미루기도 한다.
실제 진료가 미뤄진 환자들의 사례도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임신 20주차 임산부가 "다음 주 월요일(24일) 세브란스 진료 예약했었는데요. 전공의들 파업으로 진료 불가해서 30주부터 오시라고 연락받았네요"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지방의 한 대학병원에 아이 진료를 예약했다는 부모도 "월요일(24일) 진료 예정이었는데 의사 파업으로 진료가 어렵다며 9월 2일로 변경하라고 했다"며 "직장인이라 (아이 진료를 위해) 겨우 휴가를 받아놓은 건데 일방적으로 취소당했다"고 밝혔다.
전임의 파업이 본격화한 서울대병원 역시 환자들의 진료를 취소하고 조정하는 등 대처에 나섰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진료과마다 사정이 다르지만 일부 외래진료 환자의 대기시간이 길어지기도 했다"며 "예약한 환자에 전화를 걸어 스케줄을 조정하는 등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 정부 "정책 보류" vs 의협 "정책 철회"
정부와 의협은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하다는 데에는 공감하면서도 정책을 둘러싼 입장 차이는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 의료계에서 반대하는 정책 추진을 보류한 채 의료계와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으나, 의협은 아예 "정책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면서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 모두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서로 먼저 물러서라며 치킨게임을 벌이는 양상이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본인의 페이스북에 "정책을 철회하면 파업을 즉각 중단하고 복귀할 것"이라고 적기도 했다.
정부가 정책을 보류하거나 유보한다며 대화의 제스쳐를 보이는 데 대해서도 의료계의 불신이 만만치 않다. 의협은 "'유보', '당분간' 등의 표현은 사실상 조속한 시일 내에 정책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것"이라며 "의료계의 반발이 심하니 잠시 숨을 고르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부와 의료계가 진정성 있는 논의에 착수하기로 합의해 향후 대화가 주목된다.
대전협은 전날 밤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와 2시간 30분 동안 면담을 통해 정부와 의료계가 진정성 있는 논의를 시작했다는 데 합의하고 전공의들은 코로나19 대응 진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전협이 공지를 통해 "전공의 단체행동의 철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못 박았지만, 대립으로만 치닫던 정부와 의료계 사이에 '진정성 있는 논의'는 시작된 셈이다.
26일 제2차 전국의사총파업 돌입을 예고한 의협도 대전협에 이어 이날 오후 정 총리를 만나 의료정책과 의료계 총파업 등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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