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 전대] 관례 깬 트럼프, 후보지명 행사서 연설…첫날부터 '원맨쇼'(종합)

입력 2020-08-25 05:32   수정 2020-08-25 10:58

[미 공화 전대] 관례 깬 트럼프, 후보지명 행사서 연설…첫날부터 '원맨쇼'(종합)
당초 일정공지 안했다가 깜짝 방문, 바이든과 차별화…펜스 부통령도 동반출격
"수락연설 전 낮은 자세 유지하는 전통과 단절"…열세 흐름 반전시도 해석도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자신을 11월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한 공화당 전당대회 현장을 '깜짝' 방문해 연설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첫째날 행사에서 주별 경선 결과를 공개, 대선후보를 지명하는 절차인 롤 콜(호명투표)이 진행되는 도중 샬럿컨벤션센터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는 대선후보 수락연설 전에는 몸을 낮추면서 마지막 이벤트에서 수락연설로 대미를 장식하며 메시지를 던지는 기존 관례를 깬 파격 행보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일정상 노스캐롤라이나 밀스 리버를 찾아 행사에서 연설하는 일정이 있기는 했지만, 전당대회가 열리는 샬럿에는 공항에 들렀다가 다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계획만 공개됐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샬럿 공항에 내린 뒤 차로 전당대회장으로 이동, '깜짝' 등장해 연설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에 전당대회장에 모인 공화당원들은 환호했으며 "4년 더"라는 구호를 외치며 호응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군중의 환호에 대해 2016년 대선에 대한 수사 때문에 임기를 두 번 더 누릴 자격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농담하면서 "정말 그들(민주당)을 미치게 하고 싶다면 '12년 더'라고 말하라"고 했고, 이에 청중들은 "12년 더"라고 외치기도 했다.

통상 대선후보는 전당대회에서 공식 지명된 뒤 피날레를 장식하는 수락연설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같은 형식을 깨고 첫날부터 '파격'을 선보이며 종횡무진으로 무대의 중심에 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흘간의 전당대회 기간에 매일 밤 모종의 형태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다만 매일 연설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 관리는 전했다.

전당대회장을 직접 찾은 트럼프 대통령의 현장 행보는 지난주 온라인을 통해 화상 행사로만 진행된 민주당 전당대회 때 조 바이든 대선후보가 보여준 모습과 차별화를 강조하려는 것으로도 보인다.
위스콘신주 밀워키를 중심으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화상 방식으로 진행됐고, 바이든 후보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델라웨어주 윌밍틴에서 화상으로 연설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리얼리티 TV 스타였던 대통령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대부분 비어있는 장소에서 미리 녹화된 부분을 보여주거나 연설했던 민주당과 달리 전당대회 기간에 직접 청중과 함께 여러 차례 라이브 이벤트를 열 계획"이라고 전했다.

공식처럼 여겨져 온 관례를 깬 행보에 대해 로이터는 "전당대회 마지막 날 밤 수락연설에 앞서 지명자가 낮은 자세를 유지하는 전통과 단절된 것"이라고 평했다.
AFP 통신은 "현직 재임자들은 통상 수락연설을 할 때 피날레까지 전당대회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트럼프의 본능은 각광받는 것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으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에게 밀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다급한 심정을 보여준다는 해석도 나온다.
AFP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당대회에서 모든 쇼맨 본능을 발휘해 현재 상태로는 패배가 예상되는 대선 흐름을 바꾸려고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도 바이든 후보를 '졸린 조'라고 부르는 등 공격을 쉬지 않았다.
이날 공화당 전당대회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하기 전에 역시 부통령후보로 확정된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나타나 즉석연설에 나섰다.
펜스 부통령은 연설 도중 "친구가 곧 나타날 것"이라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 등장을 예고하기도 했다.

z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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