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찰 "'독극물 중독' 증세 나발니 사건 사전수사 진행"

입력 2020-08-27 22:22  

러시아 경찰 "'독극물 중독' 증세 나발니 사건 사전수사 진행"
"체류지 검증, 법의학 감정 등 실시"…크렘린 "정식수사는 아냐"
소련제 신경작용제 전문가 "독극물 '노비촉' 사용 가능성은 없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통하는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중독 증세로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진 사건과 관련, 러시아 경찰이 사전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러시아 내무부(경찰청) 시베리아연방관구 교통국 공보실은 이날 "나발니가 지난 20일 (시베리아 도시) 옴스크에서 입원한 사건과 관련 수사 전 검증작업(사전 수사)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공보실에 따르면 경찰은 나발니가 시베리아 지역 방문 당시 묵었던 호텔 객실과 그가 머물렀던 장소 등을 검증하고, 증거물이 될 수 있는 100점 이상의 물건을 압수했다. 또 CCTV 자료 분석과 20가지가 넘는 법의학적, 생물학적, 물리-화학적 분석도 실시했다.
경찰은 그러나 아직은 향정신성 고위험 물질이나 마약성 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정부 고위 인사들의 부패와 비리를 폭로하는 활동과 반정부 시위 주도 등으로 크렘린궁엔 눈엣가시 같은 존재인 야권 운동가 나발니는 지난 20일 항공편으로 시베리아 도시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나발니가 탑승한 항공기는 시베리아 옴스크에 비상 착륙했고 그는 즉시 현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혼수상태에 빠졌다.
나발니 측은 그가 톰스크 공항 카페에서 차를 마신 것 외에 다른 음식물을 섭취한 게 없다면서 누군가가 차에 독극물을 타 그를 독살하려 시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발니는 독일의 시민단체 '시네마평화재단'이 보낸 항공편으로 지난 22일 베를린으로 이송돼 현지 샤리테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 측은 나발니가 살충제나 신경작용제 등에 쓰이는 '콜린에스트라아제 억제제' 그룹의 약물에 중독된 징후를 보인다면서 그가 독극물에 중독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다만 검체에서 구체적 독극물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콜린에스트라아제 억제제는 옛 소련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과 사린가스, VX 같은 화학무기에도 사용되는 약물로 알려졌다.
이날 자국 경찰 발표와 관련 크렘린궁은 사전 수사는 경찰의 일상적인 업무로 아직 정식 수사를 시작할 근거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경찰의 사전 수사 개시 발표가 크렘린궁의 입장 변화를 의미하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 아직 환자가 처한 상태를 초래한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페스코프는 나발니를 중독시킨 물질이 검출되지 않은 이상 정식 수사를 개시할 동기가 없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서방에선 나발니가 옛 소련 시절 개발된 강력한 신경작용제 '노비촉'과 같은 독극물에 중독됐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노비촉은 1970~1980년대 소련에서 군사용으로 개발한 생화학무기로 가장 강력한 독극물 신경작용제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노비촉 개발자 가운데 1명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우글례프는 이날 노비촉과 같은 독성물질이 나발니에게 사용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우글례프는 노비촉은 피부에 뿌리더라도 10분 이내에 대상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기 때문에 나발니는 차를 마신 그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나발니가 머물렀던 카페 같은 곳에서 노비촉을 사용하면 가해자도 치명상을 입기 때문에 사용이 쉽지 않다는 점도 들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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