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좋았는데"…코로나에 발목잡힌 아시아나항공 매각

입력 2020-09-11 17:39  

"2분기 실적 좋았는데"…코로나에 발목잡힌 아시아나항공 매각
내부 분위기 '침통'…채권단 관리 후 구조조정 이어질까
3분기 화물 호실적은 유효할듯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항공업계 '빅딜'로 꼽혔던 아시아나항공[020560] 매각 작업이 11일 끝내 불발되면서 그동안 인수·합병(M&A) 불확실성에 마음 졸이던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이미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 올해 4월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 사실상 매각 성사에 대한 기대를 접은 만큼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지만, 침통함을 감출 수 없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올해 2분기 화물 부문의 활약으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덕분에 매각 작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던 만큼 아쉬운 모습이 더 역력하다.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1천15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6분기 만에 실적 턴어라운드(개선)를 이뤄냈다.
조만간 여객기 2대의 기내 좌석을 떼어내고 화물기로 개조하는 등 화물 공급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에도 끝내 매각이 불발되자 급여 반납과 유·무급 휴직 등으로 고통을 분담해 온 직원들은 맥이 풀린 모습이다.
특히 2014년 12월 자율협약을 졸업한 지 6년 만에 다시 채권단 관리 체제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지면서 향후 구조조정 등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채권단의 관리가 본격화하면 아시아나항공의 인력 구조조정과 경영진 교체,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등 조직 슬림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기안기금에 기금 지원 개시일부터 최소 90% 이상의 고용 총량을 6개월간 유지해야 하는 조건이 붙는 만큼 당장 인력 감축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미 작년 4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퇴진 직후 쇄신책을 내놓고 비수익 노선 정리, 노후 항공기 처분, 조직 개편 등을 추진해 온 만큼 추가 구조조정은 '마른 수건 쥐어짜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통매각' 대상이었던 에어부산[298690]과 에어서울, 아시아나IDT[267850], 아시아나에어포트 등 자회사의 분리 매각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이는 매물의 몸집을 줄여 차기 인수자의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노리는 것이다.
하지만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 절감이 중요한 항공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매물의 매력을 떨어뜨린다는 시각도 있어 실제로 분리 매각이 이뤄질지는 현재로서 미지수다.

화물 부문이 선방하며 2분기 흑자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여전히 국제선의 80%가량의 운항을 중단하는 등 여객 수요 회복이 요원하다는 점도 문제다.
이 때문에 차기 인수자를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대신 그동안 대한항공[003490]이 기내식 사업 매각 등 사업 재편과 자산 유동화에 집중한 것과 달리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과 현산의 '밀당'으로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준비가 더딜 수밖에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차라리 채권단의 관리 체제에 들어가는 것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3분기에도 화물 부문의 호실적은 유효할 전망이다.

안진아 이베스트연구원은 "화물 성수기(9월∼연초) 시즌이 도래했고,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화물 공급 부족이 지속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화물 부문 마진 확보가 실적에 기여할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이 3분기 1천293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유승우 SK증권[001510]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2분기 화물 실적만큼의 큰 폭의 서프라이즈는 어렵지만, 흑자가 전망된다"며 "여전히 여객 수요 부진으로 여객 매출은 거의 발생하지 않지만 높은 화물 운임 구간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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