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딜'로 끝난 아시아나항공 매각…2천500억원 반환소송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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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11 17:45  

'노딜'로 끝난 아시아나항공 매각…2천500억원 반환소송 남아

'노딜'로 끝난 아시아나항공 매각…2천500억원 반환소송 남아
코로나 직격탄에 항공업 휘청이자 현산 고민 깊어져…결국 인수 포기
현산-금호, 계약금 반환소송서 공방 예상…대우조선-한화 사례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10개월 동안 끌어오던 아시아나항공[020560] 매각 작업이 결국 '노딜'(인수 무산)로 결론 났다.
항공업계의 최대 인수·합병(M&A)으로 주목받은 이번 '딜'은 초기에 순항하는 듯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라는 '복병'을 만나 결국 좌초하는 운명을 맞았다.

◇ 현산, '승자의 저주' 우려에도 '1등 항공사' 만들겠다고 했었는데…
작년 4월 아시아나항공이 M&A 시장에 나오자 "설마 했는데"라는 반응과 "예상했던 일"이라는 반응이 공존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박삼구 회장의 용퇴와 그룹의 핵심 자산인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은 정해진 수순이었다는 시각과 그래도 국내 2위 항공사가 매물로 나온 것은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엇갈렸다.
금호산업[002990]은 작년 4월 매각 주관사 선정을 시작으로 9월 예비입찰, 11월 본입찰을 거쳐 현산-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을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당시 현산 컨소시엄은 경쟁자였던 제주항공[089590](애경)-스톤브릿지 컨소시엄보다 1조원가량 높은 금액을 써내며 강한 인수 의지를 보였다.




현산 컨소시엄은 작년 12월 27일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주식매매계약(SPA)을 맺고 올해 6월 27일까지 매각 작업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기도 했지만, 현산은 아시아나항공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1등 항공사'를 만들겠다며 자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계약 이후 현산은 국내외에서 기업결합 승인 절차에 들어가고, 아시아나항공에 실사단을 파견해 기업 상황을 점검하는 등 인수 작업에 속도를 냈다.

◇ 항공업, 코로나 직격탄 맞자 현산 고민 깊어져…'침묵 모드'로
순항하는 것 같던 인수 과정은 올해 2월 코로나19 사태로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이 악화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에 1조7천억원의 신규 자금을 한도 대출해주기로 하는 등 측면 지원에 나섰지만, 현산은 이내 '신중 모드'로 돌아섰다.
채권단은 현산의 태도 변화에 인수 관련 입장을 분명히 하라고 요구했지만, 현산은 한동안 침묵으로 일관했고, 거래종결일을 한달여 남겨둔 6월 초 '재협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가 2조8천억원 추가로 인식되고, 1조7천억원의 추가 차입으로 부채가 4조5천억원 증가했으며 자본총계가 1조772억원 감소해 자본잠식이 심각하다는 이유였다.
이에 산은은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하라"고 요구했지만, 현산은 공식답변 없이 다시 침묵을 지켰다.
금호산업이 7월 초 러시아에서 기업결합심사가 완료돼 인수를 위한 선결조건이 갖춰지자 인수 종료를 압박하고 나섰지만 현산은 인수 종료 의무가 없다고 맞섰다.
이동걸 산은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6월까지 두 차례 직접 만나고, 7월 초에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정몽규 회장을 설득했지만 현산의 기조는 바뀌지 않았다.
7월 말에는 금호산업이 계약 해제 및 위약금 몰취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내자, 현산은 12주 재실사 카드로 맞대응했다.
지난달 26일 이동걸 회장과 정몽규 회장 간 '마지막 담판'을 했다.
이 회장이 현산의 인수 부담을 상당 부분 덜어주겠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산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10개월간의 노력은 성과없이 끝났다.




◇ 아시아나는 채권단 관리로…금호-현산 '계약금 반환' 놓고 소송 예상
현산 측은 2천500억원 규모의 계약금 반환 소송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산은 2008년 한화케미칼이 대우조선해양[042660] 인수를 추진하며 내걸었던 3천억원대의 이행보증금 중 1천260억여원을 돌려받은 사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당시 산은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주식 9천639만주를 6조3천2억원에 사들이기로 하고 이행보증금 3천150억원을 우선 지급했지만, 이후 서브프라임 사태 등으로 자금 확보가 어려워지자 계약을 미뤘고, 2009년 6월 계약은 최종 결렬됐다.
산은이 계약에 따라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았으나 한화는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대우조선해양 손을 들어줬지만, 2016년 대법원은 "한화가 막대한 이행보증금을 지급하고도 확인 실사 기회를 갖지 못했다"며 원심을 깨고 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서울고법은 2018년 파기환송심에서 산은 등이 한화 측에 1천260억여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현산 측은 이를 참고해 금호·아시아나 측이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계약금을 일부라도 돌려받기 위해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금호 측은 한화-대우조선해양 사례와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 사례는 다르다고 주장한다.
대법원판결의 취지는 한화가 제대로 된 실사 기회를 갖지 못했으니 이행보증금 일부를 돌려주라는 것인데, 현산은 이미 아시아나항공에 7주간이나 실사단을 파견해 실사했고, 필요한 자료도 충분히 제공했기 때문에 상황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대우조선해양과 한화케미칼 간의 소송전이 7∼8년 동안 이어졌던 점을 고려하면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금을 둘러싼 금호-현산 간 법적 공방도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d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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