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스가시대] 한일 무역분쟁 계속될 듯…전문가 "상황 악화는 막아야"

입력 2020-09-14 18:17   수정 2020-09-14 19:11

[日스가시대] 한일 무역분쟁 계속될 듯…전문가 "상황 악화는 막아야"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14일 차기 총리로 사실상 확정되면서 한국과 일본의 무역분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스가가 총재 선거에 출마하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계승을 표방한 만큼 큰 틀에서 아베 정권의 방향성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가는 한일 갈등을 촉발한 한국 법원의 일제 징용 배상 판결이 한일 청구권 협정 위반이고 국제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철저히 대응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는 한일 무역분쟁에도 극적인 반전은 없을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본은 지난해 7월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핵심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를 단행했다.
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의 대한국 수출허가 방식을 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로 전환한 것이다.
이어 8월에는 한국을 자국 기업이 수출할 때 승인 절차 간소화 혜택을 인정하는 백색국가 명단(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한국은 '전략물자 수출입고시'를 개정해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고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맞대응에 나섰다.
WTO 분쟁해결기구(DSB)는 올해 7월 일본의 수출제한조치와 관련, 한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분쟁해결절차에서 1심 역할을 하는 패널의 설치를 확정했다. 현재 패널위원 구성 절차를 진행 중이다.
WTO 재판은 통상 1∼2년이 소요된다. 다만 결과에 불복해 상소가 제기되면 양국 간 다툼은 3년 이상으로 장기화할 수 있다. 한일 수산물 분쟁의 경우 약 4년이 걸렸다.
일본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 역시 기존의 수출 규제 대응방식과 통상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WTO 제소와 같은 강경책을 쓰면서도 일본과의 대화와 소통이 계속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소재·부품 분야의 국산화는 상당 부분 진전을 이뤘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1년간 수출규제 3개 품목의 통관 수입실적을 분석한 결과 포토레지스트와 불화수소는 대일(對日) 수입 의존도가 각각 6%포인트, 33% 포인트 감소했으며 벨기에와 대만으로 수입처가 다변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지난해 백색국가 제외로 수출심사를 크게 강화한 품목인 비민감 전략물자는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용 장비, 기초유분, 플라스틱 제품 등 비민감 전략물자의 대일 수입 의존도는 대부분 80∼90%에 달한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한일 관계가 더 악화해 추가적인 제재가 가해지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일본 정부 각료들은 한국 법원이 일본 징용기업의 자산을 실제로 매각하면 보복 조치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관세 인상과 송금 정지, 비자발급 정지, 주한 일본대사 일시 귀국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전문가인 안덕근 서울대 교수는 "아베 총리의 개인적 성향 때문에 한일 문제가 악화한 게 아니라 한일 청구권 협정에 대한 입장차가 근본 원인인 만큼 스가 시대가 개막해도 일본의 태도나 입장이 바뀔 것으로 기대할만한 근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미중 통상분쟁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한일 간 산업 협력을 강화해 난국을 돌파하는 게 원론적으로 맞는 일"이라며 "한일 관계가 더욱 악화하지 않도록 경제부처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서 관리하고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bry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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