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주의·노예제 연관 문화유산에 처칠 자택이 포함된 이유는

입력 2020-09-22 18:32  

식민주의·노예제 연관 문화유산에 처칠 자택이 포함된 이유는
내셔널 트러스트 "1943년 벵갈 대기근 당시 총리" 설명
'정글북' 작가 키플링·시인 워즈워스 관련 건물도 "제국주의 관련돼"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내셔널 트러스트(The National Trust)가 윈스턴 처칠 전 총리의 자택을 식민주의 및 노예제와 연관됐다는 결론을 내려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문화유산 보존 자선단체인 내셔널 트러스트는 관리 중인 장소 300곳 중 93곳이 식민주의 및 노예제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내셔널 트러스트는 영국에서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시위가 확산하자 자체 보유한 역사적 건물과 장소에 대한 검토를 진행했고 이날 그 결과를 내놨다.
이에 따르면 잉글랜드 남동부 켄트주에 있는 처칠 전 총리의 자택인 '차트웰'도 목록에 포함됐다.
내셔널 트러스트는 "그는 1943년 벵갈 대기근 당시 총리였다"면서 "그때 영국의 대응은 매우 비판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일부에서는 인도 벵갈 지역에서 대기근이 들어 300만명이 아사하는 참극이 빚어졌을 때 처칠 전 총리가 의도적으로 이를 외면했다고 주장해왔다.
처칠 전 총리는 과거 인도인에 대한 몇몇 발언으로 인해 인종차별주의적이라는 비판을 받았고, 이에 BLM 시위대는 런던 의회광장에 있는 그의 동상을 훼손하기도 했다.
내셔널 트러스트는 인도 독립에 대한 처칠 전 총리의 반대를 지적하면서 "그는 유난히 길고 복잡하며 논란이 되는 삶을 살았다"고 밝혔다.
처칠 전 총리 외에 소설 '정글북'으로 유명한 노벨 문학상 작가 러디어드 키플링, 낭만파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의 건물 등도 식민주의·노예제 연관 목록에 포함됐다.
키플링은 제국주의를 장려했다는 이유로, 워즈워스는 형제가 동인도회사에서 일했다는 것이 각각 근거로 제시됐다.
내셔널 트러스트는 이번 검토를 통해 밝혀진 고통스러운 역사의 정보를 방문객들에게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대와 사고방식, 인구학적 변화를 반영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내셔널 트러스트의 발표에 대한 반발도 나오고 있다.
처칠 전 수상을 악랄하고 비도덕인 제국주의자와 같은 선상에 놓는 것은 공정하지 않으며, 내셔널 트러스트의 무지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처칠 전문가인 워런 독터 박사는 "그가 보수적인 제국주의자였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에드워드 콜스턴과 같은 노예 무역상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독터 박사는 "처칠 전 총리는 벵갈 지역에 계속해서 도움을 주려고 시도했고, 이에 대한 증거 문서도 있다"면서 "그는 대량학살을 한 미치광이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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